자동차
악천후 산길 부드러운 코너링…도로를 쥐면서 달리는 주행감
뉴스종합| 2013-01-08 11:18
최악의 한파는 아니었지만, 지난 5일 오후 강원도 산길은 많이 위험했다. 특히 양구에서 화천으로 넘어가는 코스는 구불구불한 구간이 많은데다, 갑작스럽게 쏟아지는 눈에 도로까지 미끄러웠다. 그나마 인근 지역 축제 탓에 차량 통행량이 많아 빨리 달릴 수 없다는 점이 다행이었다.

시승차는 그동안 잘 닦인 도로만 달렸을 법한 벤츠 S500 4매틱 롱 데지뇨 에디션(S 500 4MATIC Long Designo Edition). 하지만 이 차는 흐릿한 시야와 바삐 움직이는 와이퍼가 아니었다면 시승 내내 악천후 속 산길이라는 생각이 거의 안들 정도의 주행 안정성을 보여줬다. 특히 4MATIC 기술이 적용된 상시 4륜구동 방식은 전륜과 후륜에 45대55의 일정한 구동력을 전달, 도로를 쥐면서 달리는 듯한 주행감과 부드러운 코너링을 만들어냈다.

차는 오르막에서도 거의 소음을 내지 않았다. 방음ㆍ방진이 잘돼 있는데다 배기량 4663㏄, 최신 V8 가솔린 직분사 바이터보 엔진이 적용돼 힘이 넘쳤다. 제원표에 나와 있는 최고출력 435마력(5250rpm), 최대토크 71.4㎏ㆍm(1800∼3500rpm)는 국내 도로에선 충분한 확인 자체가 어려웠다. 큰 차체에도 불구하고 차는 가속과 브레이크가 민감했다. 가속 페달은 살짝만 밟아도 무섭게 속도가 올라갔고, 브레이이크는 거의 밀리지 않았고 원하는 곳에 차를 세웠다. 급가속 상황에서도 변속 충격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자동 7단 변속기도 S클래스의 장점이다. 


이 차는 기존의 S500 4매틱 롱에 벤츠의 최상급 인테리어 마감인 데지뇨를 적용했다. 19인치 멀티스포크 알로이 휠이 인상적이며, 시트를 비롯한 내부 인테리어가 한층 고급스럽고 스타일리시한 모습으로 업그레이드된 모델이다.

고객이 주로 뒷좌석에 탄다는 것도 충분히 고려했다. 뒷좌석에서 좌우 및 뒤편의 햇빛가리개를 모두 개폐할 수 있고 선루프 조작도 쉬웠다. 야간에는 은은하게 쏟아지는 간접 무드등이 검정색 마감재로 장식된 실내 인테리어와 어우러져 고급스러운 느낌을 자아냈다. 오래 앉아 있어도 편안한 시트 외에 독서등을 비롯한 뒷좌석 모니터, 안마 기능 시트 등도 신경을 많이 쓴 부분이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뒷좌석 모니터를 활용하려면 앞부분 센터페시아 LCD창을 통해 상당 부분을 조작해야 했다. 내비게이션도 경쟁 차량에 비해 성능이 다소 떨어졌다. 차의 크기에 비해 수납공간이 적다는 지적도 많다.

가장 부담스러운 것은 연비와 가격. S500 4MATIC Long 데지뇨 에디션의 연비는 7.8㎞/ℓ. 한 번 주유로 서울에서 화천을 들러 속초까지 갔다오더라도 클러스터상 주유 계기판이 1칸 정도 남았지만, 5등급의 연비는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

벤츠의 성능에 S클래스라는 품격 그리고 상시 4륜구동의 주행 안정성이 더해졌지만, 아반떼 10대에 달하는 1억8980만원(부가세 포함)의 차값은 역시 버겁다. 지난해 전년 대비 14.71% 감소한 1750대(11월 기준)가 팔린 벤츠 S클래스는 올해 말 완전 변경 모델의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있다.

김대연 기자/sonam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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