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투데이) 정몽구 회장… ‘품질을 통한 브랜드 혁신’ 이 그룹의 미래
뉴스종합| 2013-01-10 08:36
현대차, 기아차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총 712만대의 자동차를 팔았다. 현대자동차그룹 전체 매출(상장사 기준)은 작년 3분기 까지 무려 100조5000억원에 달했다. 1999년만 해도 자동차 판매량 202만1221대, 매출 15조375억원이었던 현대차그룹이 정몽구(75) 회장 취임(1999년 3월 10일) 이후 지난 14년 동안 이 같이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주력 계열사 현대제철은 연간 1200만톤의 고로 생산체제를 앞두고 있으며, 현대건설은 작년 11월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해외수주 누적 900억 달러를 돌파했다.

글로벌 경제 침체 상황에서 거둔 놀라운 성과에 대해 자축할 법도 하지만 정 회장은 어김없이 브레이크를 걸었다. 연초부터 또 다시 혁신을 주문하며 그룹 전체에 긴장감을 불어 넣고 있다. 그는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올해) 질적인 성장을 통해 내실을 더욱 강화하고, 미래를 위한 경쟁력 확보에 집중해야 한다”며 ‘품질을 통한 브랜드 혁신’을 강력하게 주문했다. 


실제 정 회장은 지난 수년간 지속된 유럽재정 위기와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올해 국내외 시장환경이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대규모 리콜사태와 동일본대지진 등으로 위기에 빠졌던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부활도 심상치 않다. 더구나 올해는 엔화 가치 하락과 원화 가치 상승으로 환율 상황이 최근 몇년과는 반대의 흐름으로 갈 공산이 크다. 미국의 금융전문매체 마켓워치가 올해 현대차그룹의 판매 증가율이 10년래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작년 말 미국에서 벌어진 연비 과장 사태에서 볼 수 있듯 각국 정부와 경쟁사들의 견제 수위도 한층 높아진 상태다.

내수 시장 역시 이미 점유율 10%를 돌파하며 치고 올라오는 수입차들에 맞서 안방을 지켜야 한다. 정규직 강성 노조와 최근 철탑농성으로 대표되는 비정규직 문제도 풀어할 과제다. 소외 계층과 동반 성장도 더 챙겨야 한다.

정 회장은 지난 10년간 9개국 30여곳에 글로벌 생산 거점을 구축하고, 수직 계열화를 통한 최적의 생산 시스템을 갖췄다. 연간 741만대(2013년 판매 목표)를 파는 대중차 브랜드가 프리미엄 브랜드 BMW에 맞먹는 수익성까지 확보한 곳은 현대기아차 뿐이다. 하지만 직ㆍ간접 고용인원만 175만명(2010년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발표)에 달하는 우리나라의 자동차 산업을 이끄는 수장이자 재계 2위 그룹 총수로서 그가 가야할 길이 더 있다. 양적으로 커 온 현대차그룹을 최고 품질의 일류 브랜드로 바꾸는 작업에 더 속도를 내야 한다. 그의 ‘품질을 통한 브랜드 혁신’은 가장 정확한 진단이자 현대차그룹의 유일한 돌파구다. 

김대연 기자/sonam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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