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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가드 리스크’ 국내 증시 뒤흔드나
뉴스종합| 2013-01-16 11:18
뱅가드 펀드 벤치마크 변경 실시
EM ETF, 매주 3600억원 매도
외국인 수급마저 악화 부담 가중

FTSE 포함된 기업은 되레 화색
롯데칠성·동국제강 등 주목할만



16일 국내증시에서 뱅가드 펀드의 벤치마크 변경이 시작된다. 벤치마크 변경은 이미 지난해 10월부터 알려진 사안이고, 단계적으로 축소할 것으로 보이면서 시장 충격 역시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됐었다.

그러나 막상 변경 현실화를 앞두고는 외국인이 매도 우위로 돌아서는 등 분위기가 가라앉고 있다. 증시 거래대금은 쪼그라들고, 외국인 프로그램 매물이 쌓여 있는 지금의 상황이라면 뱅가드 물량이 예상보다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뱅가드 EM ETF, 매주 3600억 매도=뱅가드가 벤치마크를 변경하는 글로벌 펀드는 총 6개다. 벤치마크를 기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에서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로 바꾸는데 한국이 MSCI에서는 이머징으로, FTSE에서는 선진국으로 분류돼 있다. 뱅가드 이머징 펀드(EM ETF)에서는 한국 주식을 모두 팔아야 하는 반면, 선진국 펀드라면 한국 주식을 사들여야 한다는 얘기다.


시장의 우려는 한국 비중을 모두 덜어내야 하는 뱅가드 EM ETF의 규모가 선진국 펀드를 크게 웃돌면서 생겨났다.

뱅가드 발표에 따르면 EM ETF에서 한국 비중은 이날부터 오는 7월 3일까지 단계적으로 감소하며, 현재 설정액을 감안한 매도 규모는 총 9조원 안팎이다. 주간 단위로는 매주 3600억원으로 앞으로 25주간 이어지게 된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변경 초기에는 선진국 펀드의 주식 매수와 매도 물량이 일부 상쇄되겠지만 선진국펀드의 매수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는 이달 말에서 2월 초에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뱅가드의 직접적인 매도 물량뿐 아니라 이를 우려한 외국인 수급 약화도 부담이다. 그간 글로벌 이머징 ETF의 움직임은 외국인의 국내 수급과 같이 움직여왔다. 


▶종목별로는 희비 엇갈려=개별 종목들 간에는 명암이 엇갈릴 수 있다. 기존 MSCI 이머징 지수에 편입된 종목에는 악재, 바뀌어야 할 FTSE 선진국 지수에 편입된 곳에는 호재다.

주간 단위로 매도 예상물량은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가 907억원으로 가장 많고, 현대차가 182억원가량으로 추정됐다. 수량으로는 SK하이닉스가 30만3000주이며,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도 각각 25만주 안팎이다.

이상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종목별로 자금 유출입의 차이가 생겨날 것”이라며 “전반적으로 MSCI 신흥국 지수에 포함된 시가총액 상위 기업이 불리한 반면, FTSE에 포함돼 있는 기업은 수혜를 볼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규 편입이 예상되는 종목으로는 대신증권우, 롯데칠성, LG하우시스,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한전기술, SKC, 삼성정밀화학, CJ대한통운, 다음, 동국제강, 하이트진로, 농심, 한진해운 등이다.

안상미 기자/hu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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