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아웃렛
40대 아저씨도?…화장품‘모델 공식’ 깨졌다
뉴스종합| 2013-01-29 11:46
마흔 접어든 정우성·미남 거리 먼 싸이…
꽃미남 일색 여성타깃 남성모델 변화 바람
여성 소비층 넓어져 타깃 모델도 다양화



40대도 된다. 미남이 아니어도 된다. 기혼남이어도 상관없다. 20대 꽃미남, 그 중에서도 한류스타의 전유물이었던 여성 타깃 남성 모델층이 확대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29일 흔히 ‘먹는 화장품’으로 불리는 이너뷰티 제품 ‘이너비’의 모델로 배우 정우성을 선정했다. 먹는 화장품 업계에서 남성 모델을 기용한 것은 CJ가 처음이다. CJ제일제당 측은 “정우성으로 대표되는 이상적인 남성 앞에서도 당당할 수 있는 ‘1%의 여성’을 표현하기 위해 정우성을 모델로 선택했다”고 전했다. 정우성의 모델 기용은 그 동안 암묵적으로 통했던 ‘모델 공식’이 깨진 사례여서 업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그간 여성 제품에서 남성 모델을 기용하는 경우는 ‘20대 꽃미남 한류스타’라는 명확한 공식이 있었다.

2006년께 풋풋한 청춘 스타였던 현빈이 소망화장품에서 나온 여성 화장품을 광고한 이래 화장품 업계에서는 이성마케팅이 일반화됐다. 남성 모델을 통해 주 고객층인 여성들의 마음을 움직이겠다는 것이다. 이 시기부터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남성상이 ‘연하의 꽃미남’으로 굳어졌고, 자연히 여성을 타깃으로 하는 남성 모델은 ‘어리고 예뻐야’ 했다. 가수 김현중, JYJ, 배우 송중기 등이 이 같은 공식에 따라 여성보다 더 예쁜 외모를 자랑하며 여성 고객들에게 화장품을 권하곤 했다.

정우성, 소지섭, 싸이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등에서 온 관광객들 사이에서 한국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특히 한류스타들이 화장품 모델로 대거 나섰다. 현재까지도 장근석(네이처리퍼블릭), 동방신기(미샤) 등이 화장품 모델로 활동중이다.

그러나 최근 이 같은 공식에 변화가 일고 있다. 정우성은 조각상 같은 용모를 자랑하는 미남 배우지만, 모델 공식에 대입하자면 이너뷰티 제품 모델로는 어울리지 않는다. 1973년생인 정우성은 마흔 줄에 접어들었다. ‘어리고 풋풋한 꽃미남’이란 조건을 뛰어넘은 것이다.

여성 속옷 광고를 하고 있는 배우 소지섭도 마찬가지다. 소지섭은 ‘소간지’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꽃미남과’에 속하는 배우가 아니다. 오히려 외모나 연기 스타일이 선이 굵고 거칠다. 터프한 매력의 소지섭이 세심한 감성이 요구되는 속옷 광고에 나서자 업계에는 묘한 파동이 일었다. 그런 소지섭은 지난해 8월께 모델 계약을 연장하면서 탁월한 선택임을 입증했다.

심지어 미남과는 거리가 멀고, 기혼자인 가수도 ‘미(美)의 경연장’이라는 화장품 모델로 나섰다. 소망화장품은 가수 싸이를 모델로 기용했고 최근 싸이가 제품 제작에 아이디어를 보탠 첫 제품을 내놨다. 소망화장품은 이어 싸이가 광고하는 여성 제품 출시도 준비중이다. 평범한 인상과 범접할 수 없는 ‘끼’로 뭉친 싸이가 여심(女心)에 호소하는 사태(?)가 벌어질 예정이다.

업계는 이 같은 모델층 확산에 대해 결정권을 쥔 여성 소비층이 넓어졌기 때문이라 분석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연령대가 높은 여성들도 자신을 젊고 예쁘게 가꾸는 일에 적극적이고, 그들의 소비력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라며 “자연히 여성을 타깃으로 한 남성 모델도 꽃미남 일색에서 벗어나 연령대 등이 폭이 넓어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도현정 기자/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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