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3만원에 맥북에어?” 럭키백 열어보니…‘애플빠 멘붕’
뉴스종합| 2013-01-31 17:27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수백명의 애플빠들이 서울 명동과 강남에 있는 프리스비 매장 앞에서 밤을 지샜다. 그나마 날이 풀린 게 다행이었다. 그럼에도 겨울밤 추위를 견디기 위해 이들은 두꺼운 점퍼를 걸치고 차디 찬 바닥에 쪼그려 앉아 진을 쳤다. 국제가수 싸이라도 올 기세려나 싶지만, 전혀 아니다. 이 사람들은 31일 정오부터 시작될 애플의 프리미엄 리셀러 프리스비의 1000만 고객 돌파 이벤트 ‘럭키백’에 참여하려는 인파였다. 

럭키백 이벤트는 복불복이었다. ‘한정판 럭키백’을 단돈 3만원에 판매하겠다는 행사인데 여기에는 애플에서 출시된 각종 스마트기기와 액세서리들이 무작위로 담겨있다. 운이 좋으면 맥북에어에 아이팟, 아이패드 미니 등을 고작 3만원에 얻어갈 수 있는 득템 찬스였던 것이다.

때문에 공지 이후 전국의 애플빠들이 서울 명동과 감남의 프리스비 매장 앞에서 행운의 기회를 얻기 위해 밤샘 노숙을 했다. 복불복인 데다가 선착순 500개 한정이었기 때문이다.

날이 밝은 뒤의 상황은 더 어수선했다. 국내에서는 처음 진행되는 행사였기에 관계자들도 적잖이 당황했고, 가장 많은 피해를 본 것은 당연히 인근 상점의 상인들이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얻으려는 자들의 오랜 기다림과 열망이 쉽게 접힐리 없었다. 

트위터리안 kong*****이 게재한 현장사진

덕분에 행사의 예정된 시각은 오후 12시였지만, 보다 이른 시간에 ‘럭키백 이벤트’가 대망의 막을 올렸다. 그러나 행사는 시작과 동시에 종료. 이날 오전 프리스비의 공식 트위터에는 “많은 고객분들의 성원에 감사, 또 감사드립니다. 좋은 럭키백 행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는 입장이 전해졌다. 포문을 열자마자 끝난 행사에 애플 마니아들 중 대다수는 입맛만 다시고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야하는 상황이 됐다. 

아쉬움이 넘쳐난 이벤트였던 만큼 종료 이후 애플 마니아들은 서로 후기글을 나누며 식지 않는 관심을 이어가고 있다. 인터넷과 SNS에 올라온 후기글을 토대로 럭키백의 구성을 살펴보면, 기본적으로 4GB USB, 프리스비 3만원권 기프트카드가 100% 당첨상품으로 들어있었고, 애플 유선키보드, 스타크래프트2, 아이폰ㆍ아이패드 케이스, 아이폰ㆍ아이패드 케이블, 이어팟, 애플티셔츠, 애플볼펜이 포함된 경우도 있었다. 맥북에어, 아이패드, 아이팟 터치와 고가가방은 물론 소수였다.

때문에 기대 이하의 선물을 받게 된 고객들은 불평불만이 컸다. 이들은 트위터 등 SNS를 통해 “밤새 기다렸더니 달랑 애플펜”, “여기 들어있는 액세서리 하나도 필요없다”, “럭키백에 애플 제품은 없고 웬 스타크래프트?”라며 기다림의 노고를 배신당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럼에도 행운의 주인공은 당연히 있었다. "애플 럭키백 이벤트로 방금 우리회사 사람이 맥북에어 타왔네요. 대박 부럽다(@fcbho***)"면서 맥북에어의 주인공이 등장하기도 했고, 아이패드를 손에 쥔 애플 마니아들도 있었다. 3만원 짜리 럭키백에 3만원 짜리 기프트카드가 들어있는 경우도 본전치기인 셈이었다. 한 트위터리안(@ktg23**)은 실제로 인증샷을 올리며 “친구가 럭키백에서 아이패드 미니 뽑았다. 난 키보드인데. 으아”라는 아쉬움의 글을 대신 전했다. 

어쨌든, 애플의 럭키백 이벤트는 짧고 굵게 끝이 났다. 말이 많아 더 달콤했던 첫 이벤트의 결과는 찬사보다는 비판과 불평이 더 컸다. 탐탁치 않은 선물을 받아든 탓에, 혹은 빈손으로 돌아간 탓에 한 트위터리안은“럭키백 행사하는건 좋은데 대기자 관리 오늘처럼 하실거면 아예 이벤트를 안하는게 좋을듯..추위에 떨다가 헛걸음 한거 생각하면 불매운동이라도 하고 싶지만 그냥 나 하나 이용 안하고 주변사람에게 전달만 하겠으니 그리 알아라(@sub****)”는 까칠한 반응을 전하기도 했다.

shee@heraldcorp.com

트위터리안 ktg23**이 올린 사진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