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위크엔드] 재정위기 유로존 구세주 메르켈…군사독재와 맞선 호세프…
뉴스종합| 2013-02-01 11:47
메르켈, 물리학박사 출신 합리적 리더십
유로존 위기속 독일 영향력 막강

과감한 추진력 브라질 호세프 대통령
지지율 80%…내년 대선도 승리 예감

세계 곳곳 누빈 前외교수장 힐러리
차기 첫 美여성 대통령 탄생 주목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가 동북아 최초로 여성 지도자 시대를 열게 되면서 올해 G20(세계 주요 20개국) 정상회의 무대에 서는 여성 지도자가 한 명 더 늘어나게 됐다.

유럽 최대 경제부국으로 유로존의 경제ㆍ정치정책을 좌지우지하는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 남미 최대국 브라질을 이끄는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자원부국 호주의 줄리아 길라드 총리, 아르헨티나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가 그들이다.

세계 최강 미국의 외교수장으로 세계 곳곳을 누벼온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까지 4년 후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된다면 G20이 세계 주요국 여성 지도자 대회로 불릴 날도 머지않은 것 같다.

클린턴 장관이 높은 지지율로 차기 대통령 0순위로 꼽히고 있어 현실화할 가능성도 높다.

세계 정치ㆍ경제무대를 호령하는 이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집권 후 성실과 정직으로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메르켈 독일 총리

대표적 사례가 메르켈 총리.

2005년 독일의 첫 여성 총리에 오른 그는 독일을 유럽연합(EU) 핵심국가로 이끌면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재정위기 상황이 3년 이상 지속되고 있지만 어느 나라 한 곳도 국가 부도가 나지 않도록 이끌어오면서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독일의 통일을 이뤄낸 헬무트 콜 전 총리가 동독 출신인 메르켈을 통일 독일을 이끌 화합의 상징으로 보고 집권 기민당의 후계자로 이끌어주면서 2005년 총리에 올랐다.

메르켈은 정치인다운 언변이나 친화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막상 총리가 되자 실용적이고 정직한 정국 운영으로 국민의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다. 물리학박사 출신으로 중도보수 노선의 메르켈은 박 당선인과는 이공계 출신에 중도적이고 합리적인 성향의 여성 지도자라는 점에서도 공통점이 많고 개인적인 교분도 있다.

브라질의 호세프 대통령은 2010년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의 후계자로 대권을 잡았다. 다정다감하면서도 과감한 추진력으로 ‘브라질의 대처’로 불리며 최근 여론조사에선 지지율이 80%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상류층 출신이지만 일찌감치 군사독재정권과 싸우며 투옥과 고문을 겪은 투사 출신으로 과감한 국정개혁으로 내년 대선 승리가 점쳐지고 있다.

브라질과 남미 정치 지형을 양분하고 있는 아르헨티나의 대통령도 여성이다. 남편의 뒤를 이어 2007년 당선된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집권 초기 귀족적 이미지로 사치 대통령이란 비난을 받았지만 아르헨티나의 국가 채무를 둘러싼 국제 분쟁을 주도하며 국정 능력을 보이고 있다.

호주의 길라드 총리는 이 나라에서 미혼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집권한 사례다.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젊고 당찬 지도자의 모습으로 때로는 호주 광산기업과 대결하고 타협하면서도 신선하고 강력한 추진력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또 사실혼 관계에 있는 애인을 총리 일정에 동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역적으로는 여성 지도자가 유럽에서 많이 배출됐다.

2011년 덴마크 최초의 여성 총리가 된 헬레 토르닝 슈미트, 아이슬란드의 요한나 시귀르다르도티르 총리, 스위스의 에블린 비드머 슈룸프 대통령, 메리 매컬리스 아일랜드 대통령 등이 현직에서 활동하고 있고 북유럽 국가는 이미 많은 여성 지도자가 집권한 경험이 있다.

시귀르다르도티르 아이슬란드 총리는 동성 여인과 결혼해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아시아권에선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여동생인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가 오빠의 후광으로 집권했고, 방글라데시 셰이크 하시나 총리는 1996년에 이어 2009년 재집권했다.

아시아에서는 대를 잇는 지도자가 많은 편이다. 인도의 인디라 간디 전 총리와 정치 거물로 활동 중인 며느리 소냐 간디까지 네루 집안의 여인이 여전히 인도 정치를 좌지우지하고 있다.

필리핀도 코라손 아키노 전 대통령이 유명 정치인이었던 남편이 테러로 사망하자 가정을 박차고 나와 필리핀 최초의 여성 대통령에 올랐으며, 아들인 베니그노 아키노 대통령이 현재 집권 중이다. 

힐러리 美국무장관

베니그노 대통령의 전임인 글로리아 아로요 전 대통령도 아버지인 디오스다도 마카파갈 전 대통령의 뒤를 이은 부녀 대통령이다.

인도네시아의 수카르노푸트리 메가와티 전 대통령도 아크멧 수카르노 전 대통령의 맏딸이다.

지난 29일 한국을 방문한 미얀마의 아웅산 수치 여사도 미얀마 독립의 아버지로 추앙받고 있는 아웅산 장군의 딸이다. 수치 여사는 수십년간 이어진 독재정권의 가택연금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민주화 운동을 펼치다가 올해 보궐선거를 통해 의회에 입성했다.

고지희 기자/j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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