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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얼굴’의 김정은...연일 핵실험 의지 표명 속 외자유치 강화 움직임
뉴스종합| 2013-02-03 10:32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두 얼굴의 김정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연일 제3차 핵실험 강행 의지를 밝히면서 단계적으로 한반도 위협을 고조시키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외국기업에 대한 세부세율을 처음으로 공개하면서 외자 유치에 공을 들이는 등 ‘이중적인 모습’도 나타냈다.

조선중앙통신은 3일 김 제1위원장이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주재하면서 “(북한의) 자주권을 지키기 위한 중요한 결론을 내렸다”고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김 동지의 지도 밑에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가 진행됐다”며 “회의에서는 우리 당의 선군혁명영도를 높이 받들고 군력(군사력) 강화에서 일대 전환을 일으킬 데 대한 문제와 조직문제가 토의됐다”고 밝혔다.

북한은 국가기구 위에 당이 있는 권력구조를 가지고 있어 모든 최종 결정이 노동당에서 이뤄진다. 특히 군부 및 국방 관련 문제는 당 중앙군사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결론을 내려 왔지만 한동안 북한의 당 중앙군사위 소집 사실은 거의 공개된 바 없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27일에도 김 제1위원장이 장거리로켓 발사에 대한 유엔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에 맞서 ‘국가안전 및 대외부문 일꾼협의회’를 소집한 자리에서 “실제적이며 강도 높은 국가적 중대조치를 취할 단호한 결심을 표명했다”고 전한 바 있다.

이 같은 북한의 단계적 위협 고조는 대외적인 압박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북한이 핵실험을 일단 시행하고 나면 더이상 사용할 수 있는 카드가 마땅치 않은 만큼 거친 언사와 다양한 회의를 열어 결의를 통해 미국을 압박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위기의식을 단계적으로 고조시켜 핵실험이 가져다줄 수 있는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현재 북한은 핵실험이 이뤄질 곳으로 지목되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의 서쪽 갱도 입구에 가림막을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서쪽 갱도 외에 남쪽 갱도에서도 활발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한편 이날 북한의 외자유치기구인 베이징 ‘조선투자사무소’는 지난달 18일 홈페이지를 통해 외국투자기업과 외국인들에 대한 소득세율, 교역세율, 자원세율 등을 담은 세금제도를 공개했다. 이 투자법규에 따르면 북한에서 경영활동을 하는 외국기업 소득세는 결산이윤의 25%지만 북한이 지정한 특정한 ‘장려항목’에 투자한 기업은 최대 10%까지 감면을 받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조선투자사무소 측은 또한 건설ㆍ교통운수ㆍ전력 등 ‘국가요구’ 따른 투자 및 재투자, 북한 내에서 판매하는 소비품목 등에 대해서는 세금을 전액 또는 일정 부분 환급하거나 감면하는 정책도 시행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이러한 움직임은 ‘경제개선’을 강조한 김 제1위원장의 올해 신년사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김 제1위원장은 핵실험으로 연일 한반도 위협을 고조시키는 상황에서 외자유치를 강화하는 이중성을 나타내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게 됐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핵실험을 앞둔 북한이 김 제1위원장의 주재하에 당과 국가기관의 회의를 잇달아 열고 있는 것은 주민들에게 위기의식을 심어줘 체제에 대한 단결을 이끌어내려는 내부적인 메시지도 크다”고 설명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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