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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게 좋은거…좋게 해결하자”…학교폭력 합의종용 하는 학교
뉴스종합| 2013-02-12 11:06
경기도 화성의 A 중학교에 재학 중인 B(15) 군. 내성적인 B 군은 같은 반 학생들에게 상습적으로 괴롭힘을 당하고 이어폰을 빼앗기는 등 ‘동네북’ 신세였다.

그러던 지난해 12월. B 군이 체육시간에 자신을 괴롭히던 C(15) 군에게 실수로 공을 맞히면서 시비가 벌어졌고 몸싸움으로 이어졌다. B 군은 이후 117 학교폭력신고센터를 통해 피해자 신고를 할 것을 조언받고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피의자 C 군이 “자신이 더 많이 때리긴 했지만 먼저 폭력을 휘두른 것은 B 군”이라고 진술했고, 참고인으로 조사받은 반 친구 5명도 B 군이 먼저 폭행했다고 진술해 졸지에 B 군은 쌍방폭행의 피의자로 둔갑하게 됐다.

이에 B 군의 유일한 친구인 D 군이 “B 군이 먼저 폭행하지 않았다”고 진술했으나 경찰은 “나머지 학생들이 거짓말하는 거냐”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B 군의 아버지가 “아들이 왕따였기 때문에 아이들이 거짓 진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으나 학교 측에서 B 군에 대한 왕따가 없었다고 주장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B 군 측은 “학교가 제대로 왕따 사실을 조사하지 않고 애들끼리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소극적인 대응을 했다고 주장했다. B 군의 아버지 E 씨는 “사건 발생 후 담임과 교감에게 학교폭력대책위원회(학폭위)를 열어 달라고 했지만 ‘좋게 좋게 넘어가자’고 합의를 종용당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A 중학교 교감은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B 군 측이 학폭위를 열어 달라고 요구한 사실이 없다. 사실을 은폐하거나 축소할 의도가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다만 “경찰에서 조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진행상황을 지켜본 후 학폭위 개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화성 동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관계자는 “최초 단순폭행 사건으로 접수됐지만 B 군에 대한 왕따 문제가 제기됨에 따라 사건을 처음부터 종합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상범ㆍ정태란 기자/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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