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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건설의 눈물…“해외수주 19조원 물거품되나” 탄식
부동산| 2013-02-14 15:08
[헤럴드경제=최남주 기자]대한민국 대표 ‘건설한류’ 기업인 쌍용건설이 좌초 위기를 맞고 있다. 현재 쌍용건설은 한 달 남짓 남은 기간에 유상증자나 채권단의 출자전환 등이 없다면 수십년에 걸쳐 쌓아올린 대한민국의 해외건설 경쟁력의 한 축이 사라질 운명이다.

특히 올해 거의 확정된 19조원 상당의 해외수주 실적이 이번 경영난 사태로 물거품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또 이번 쌍용건설 사태가 최악으로 치달을 경우 해외시장에서 국내 건설업계의 경쟁력 약화는 물론 이미지 실추까지 점쳐지고 있다. 건설업계 안팎에서 쌍용건설의 생존 해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는 이유다.

14일 해외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쌍용건설이 해외발주처의 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PQ)를 통과한 사업은 인도네시아 남수마트라 철도건설사업(2조원), 카타르 지하철 공사(8조원) 등 19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수마트라 사업 PQ통과는 저임금과 자본력을 앞세운 중국철도공정공사와 중국개발은행의 단독 진행 사업에 뛰어들어 얻은 성과다.

또 글로벌 건설사들의 격전지인 카타르에서는 국내 건설사 중 유일하게 컨소시엄 주관사를 맡고 있다. 해외건설업계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사업관리에 철저한 싱가포르에서 쌍용건설이 마리나 베이센즈 호텔(1조원), 마리나 해안 고속도로(8300억원), 도심지하철 2단계 사업(7000억원) 등을 성공적으로 시공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현재 쌍용건설의 수주 잔고 7조원 가운데 3조6000억원이 해외건설이며, 여기에서 최근 3년간 1843억원, 작년 상반기에만 318억원의 이익을 꾸준히 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싱가포르 등 선진 건설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쌍용건설의 위기는 국가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며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태엽 해외건설협회 실장은 “지난 80년대 국내 건설업체는 해외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토목과 건축에서 두각을 보였지만 지금은 중국업체에 완전 밀렸다”며 “그 부분에서 유일하게 기술력을 인정받는 곳이 쌍용건설”이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또 “플랜트를 중심으로 국내 건설업체들이 명성을 쌓아가고 있지만, 만약 쌍용건설이 무너지면 건축부문에서의 국가적 경쟁력 약화는 물론 이미지 하락이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류승협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도 “쌍용건설은 국내보다 해외 건설시장에서 매출과 이익이 훨씬 많이 내는 건설회사”라며 “싱가포르 마리나호텔 등 해외고급 건축물에서 세계적으로 특화된 기술력을 상당부분 축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30년간 쌓아올린 쌍용건설의 해외건설 역량이 물거품처럼 사라질 위기를 맞고 있다.

쌍용건설이 국내 프로젝트금융(PF)사업장 대위변제, 아파트 미분양 등으로 최근 2년 연속 당기순손실이 발생해 자본금 1488억원이 전액 잠식되고, 상장 폐지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쌍용건설은 사업보고서 제출기한인 오는 4월1일까지 자본전액잠식이 아니라는 점을 입증하면 상장폐지를 피할 수 있지만, 현재 대주주인 캠코나 채권단이 신규자금 지원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애를 먹고 있다.

현재 캠코가 추진중인 제3자 유상증자에 단독참여한 홍콩계펀드 VVL의 인수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는 게 캠코나 채권단의 설명이다. 또 일각에선 최대주주인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보유한 쌍용건설 지분을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등 23개 채권은행에 넘기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결국 채권단의 출자전환만이 유일한 탈출구이지만 대주주인 캠코나 채권단이 모두 외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대로 쌍용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간다면 애써 따놓은 해외수주가 다 물거품이 될 수 있다”고 강한 우려감을 표시했다.

calltax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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