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생생뉴스]42세 셋째 아들인 A(42) 씨는 평소 술만 마시면 어머니 B(66) 씨를 괴롭혔다.
돈을 달라는 아들의 추궁은 가족을 힘들게 했다.
지난 18일 낮 12시30분께 전남 완도군 군외면의 한 주택. A 씨와 어머니 B 씨 아버지 C 씨가 함께 사는 집이었다.
이날도 A 씨는 어머니에게 “매월 꼬박꼬박 받는 노령 연금이며 농사를 지어 번 돈을 어디에 뒀기에 잔고가 없느냐”고 핀잔을 줬다.
A 씨의 형인 D 씨는 어머니가 “비료를 사 달라”를 전화를 받고 어머니 집을 찾았다. 그러나 A 씨가 어머니 B 씨를 추궁하는 모습을 보고 발길을 돌렸다.
D 씨는 평소에도 동생 A 씨가 어머니를 괴롭혀 그동안 알코올 중독 치료를 받으라 해 이날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돌아갔다.
이날 오후 8시15분께 둘째 아들 D 씨에게 어머니가 전화를 했다.
“막내(셋째 아들)가 신나(시너)를 뿌리고 불을 지르려 하니 와서 좀 말려봐라. 빨리 오지 않으면 내가 불을 지르겠다”는 내용이었다.
“한 두 번도 아니고, 신경 쓰지 말라”고 어머니를 안심시킨 둘째 아들 D 씨.
10분 뒤 외삼촌으로부터 긴급한 전화가 왔다.
“너네 어머니 집이 불에 타고 있다”는 것이었다.
황급히 달려간 둘째 아들 D 씨. 그러나 늦었다. 이미 아버지 C(80) 씨, 어머니 B(66) 씨와 동생 A씨 등은 숨진 뒤였다.
아버지 C 씨는 척추장애에 최근 질병으로 눈까지 멀어 집 주변을 엉거주춤 산책하는 것 외에 활동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A 씨가 밭농사로 번 돈을 생계비에 보탰다. 다만 지난해 말까지 둘째 아들이 함께 살아 기초생활 수급 대상에 포함되지는 않았다.
이들 부부가 국가로부터 지원받는 돈은 매월 각각 7만 5000여 원의 노령 연금. 아버지는 장애수당을 신청하지 않은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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