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
[휴먼다큐/사이드]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장이 본 강수진
라이프| 2013-02-21 07:40
“강수진은 다른 차원의 사람이에요.”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장은 강수진을 최고의 발레리나라고 평가했다. 그는 “강수진은 테크닉에 연륜까지 겸비한 무용수”라며 “그의 무용에는 세월과 인생경험이 함축되어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지난해 슈투트가르트 발레단과 함께 내한공연을 한 강수진의 연기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문 단장은 “지난해 강수진의 내한공연을 봤는데 감탄에 감탄을 거듭했다”며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3번의 공연에 리허설까지 4번을 공연한 건데, 이는 철저한 자기관리가 없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그 공연은 정말 감동이었다”고 덧붙였다.

강수진보다 4년 연상인 문훈숙 단장은 발레 선배로서 뿐만아니라 묘한 인연을 함께 해왔다. 리틀엔젤스 클럽부터 선화학교, 모나코 왕립발레학교, 마리카 베소브라소바 선생님 등이 두 사람의 공통분모다.

물론 4년 터울이었던 탓에 자주 만날 기회는 없었다. 문 단장은 “리틀엔젤스, 선화학교 후배이기도 한데 리틀엔젤스에선 같은 팀에 있진 않았고 선화학교에서도 3년 차이면 마주칠텐데 4년 차이라 직접 마주치진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리틀엔젤스, 선화학교에서도, 모나코 왕립발레학교에서도 문 단장이 떠나면 강수진이 그 뒤를 이었다.
 
[사진=헤럴드경제DB]

모나코 왕립발레학교 시절 문 단장도 강수진도 모두 마리카 선생님 집에서 생활한 경험이 있다. 그가 기억하는 마리카 선생님은 “일본문화에 조예가 깊고 동양문화를 좋아하는 사람”, “스트레스 골절로 아픈 발을 쓰다듬으며 치료를 해 준 분”이었다. 반대로 강수진은 학교에서 돌아와 피곤해 하시는 선생님의 다리를 주물러드렸다. 문 단장이 진 빚을 강수진이 갚은 셈. 어린 시절 타향생활의 어려웠던 기억 때문에 서로를 잘 기억하지 못했지만 두 사람이 기억하는 마리카 선생님의 모습만은 생생하다.

강수진은 책 출간 이후 모교였던 선화학교를 방문했다. 문 단장은 “근래에 책을 내서 선화학교에 방문해 무용부 학생들에게 강연을 했는데 길게는 하지 못했지만 무용수들이 들어야 할 주옥같은 경험들을 있는 그대로 얘기해줘 정말 좋았다”고 했다.

그는 가까이서 강연을 들으며 “발레는 빨리 이뤄지는 게 아니란 것”, “성공하려 한 적이 없고 스스로 자연스럽게 발전했다는 것” 등의 이야기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문 단장은 “수진이는 무용수로 어려웠던 세월을 인내하고 시련도 이겨냈다. 그는 정직함과 겸손함을 모두 지닌 사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마지막엔 “수진이는 제가 존경하는 후배”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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