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50세부터 연금 받고싶다면…
뉴스종합| 2013-02-21 11:23
은퇴는 빨라지고 연금 수령은 늦어지고
1969년생이후 65세는 돼야 혜택
수령시기 앞당기면 액수 30% 급감

은퇴후 재취업땐 연금 일시유보
3년만 납입해도 수령가능한 상품도





#. 노후 수단으로 ‘국민연금’만 믿고 있던 직장인 장모(43ㆍ남) 씨는 “65세부터 국민연금을 수령할 수 있다”는 소식에 주름이 한 줄 늘었다. 정년은 55세지만 선배들이 53세를 전후로 명예퇴직해온 관행을 생각하면 소득 없이 보내야 하는 기간이 무려 12년이나 된다.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은 국민연금의 보조수단일 뿐이다. 몇 년 정도는 근근이 버티겠지만 12년이란 세월은 아득하기만 하다. 장 씨는 노후 대비에 앞서 퇴직 이후를 먼저 준비하기로 했다.

국민연금 첫 수령 시점이 늦춰지면서 좀 더 세밀한 노후 설계가 요구되고 있다. 국민연금과 개인연금, 퇴직연금 등으로 구성되는 ‘3층 구조’로도 채워질 수 없는 빈자리가 있다. 바로 국민연금을 수령하기까지 발생하는 ‘소득 공백기’다. 직업에 따라 다르지만 1969년 이후 출생자라면 소득 공백기를 족히 10년 정도는 예상해야 한다. 이 기간에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이 불안하다면 가교연금을 준비해보는 것은 어떨까.

▶퇴직 빨라지고 연금 수령 늦어지고=은퇴 연령은 고령화 시대를 역행하고 있다. 지난해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이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에서의 평균 근속기간은 19년7개월로, 2006년보다 1년2개월 줄었다. 올해 만 28세인 남자가 이달부터 취직했다고 가정하면 50세도 안돼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얘기다. 실제로 보험업계는 최근 우리나라 직장인의 평균 은퇴 연령이 만 54세에서 만 53세로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정치권 등 일각에서 고령화 시대에 맞게 근로자의 법정 정년을 늘리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실효성은 회의적이다.

국민연금을 수령하는 시점은 은퇴 연령에 역행한다. 지난해까지 만 60세(1953년생 이전)부터 받을 수 있었던 국민연금은 올해부터 만 61세(1953~1956년생)로 늦춰지고 5년마다 1살씩 늘어 2033년(1969년생 이후)에는 만 65세부터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다.


퇴직이 빨라지고 국민연금 수령 시점이 늦어지면서 조기노령연금(국민연금 수령 시점을 앞당기는 제도)을 신청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개인연금 등으로 가까스로 소득 공백기를 버텨왔지만 생활고를 이기지 못하고 결국 조기노령연금을 수령하는 것이다.

만 55세 이상 국민연금 가입자 중 조기노령연금 신청건수는 2006년 10만1100명에서 지난해 7월 말 28만3400명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조기노령연금은 국민연금보다 수급 기간이 늘어나기 때문에 1년에 6%씩 감액돼 지급된다. 가령 만 60세부터 국민연금을 매월 80만원씩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수령 시기를 55세로 앞당기면 연금 수령액은 80만원에서 56만원으로 30% 줄어든다. 이런 불이익을 감수하면서도 조기노령연금을 신청하는 것은 그만큼 소득 공백기를 채울 마땅한 소득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연금에 다리를 놓는 ‘가교연금’=장 씨처럼 소득 공백기에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으로 만족할 수 없다면 ‘가교연금’을 알아보자. 말 그대로 은퇴자가 국민연금을 받을 때까지 소득 공백기에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고안된 보험상품이다. 퇴직 이후에도 매월 현금 흐름을 유지할 수 있어 안정적인 노후 대비가 가능하다.


대표적인 상품이 한화생명의 ‘한화가교연금보험’으로, 45세부터 연금 수령이 가능하다. 소득 공백기에는 연금액을 높이고 국민연금을 수령할 때는 연금액을 낮출 수 있는 맞춤형 상품이다.

또 60~100세까지 연금 집중기간과 20~99%까지 연금조정비율을 고객이 직접 선택할 수 있고, 은퇴 후 재취업 시 연금 수령을 중단할 수 있는 ‘스톱앤고(Stop&Go)옵션’ 기능도 있다. 연금 유보(Stop) 기간에는 추가 납입도 가능해 연금 재설계를 할 수 있다.

한화가교연금보험은 시중금리에 연동하는 공시이율(2월 기준 4.1%)을 적용하고, 최저 2.5%의 금리를 보장해 안정적인 연금을 받을 수 있다. 종신연금형으로 나이에 상관없이 살아있는 동안 연금을 받을 수 있고, 중도에 사망하더라도 60세부터 100세까지 보증 지급하기 때문에 유가족에게 연금을 물려줄 수도 있다.

삼성생명이 출시한 ‘브라보7080연금보험’은 베이비부머 세대들을 위한 가교연금이다. 가입 후 7년이면 연금을 받을 수 있고 매월 내는 월납 방식과 한꺼번에 내는 일시납 방식을 혼용해 보험료 납입기간(최소 3년)을 짧게 가져갈 수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기존 연금보험은 10년, 20년 등 장기간 보험료를 납입해야 되기 때문에 은퇴가 눈앞인 50대는 선뜻 가입하기 어려웠다”면서 “연금 개시 시점도 빨라 40대 후반에 가입하더라도 53세를 전후로 연금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보험료 납입 기간에 따라 월납 최저 금액은 10만원, 일시납은 최저 500만원부터 가입이 가능하고, 연금 개시 나이는 45~80세로 선택할 수 있다. 월 35만원 초과 고액 계약에 대해선 보험료 할인 혜택이 부여된다.

삼성화재 저축보험인 ‘수퍼세이브’도 주목해보자. 수퍼세이브 보험은 ▷목돈 마련형 ▷원리금분할 생활연금형 ▷이자분할 생활연금형 ▷즉시이자분할 생활연금형 등 4가지 방법으로 수령할 수 있는데 이중 원리금분할 생활연금형과 이자분할 생활연금형이 가교연금 역할을 한다. 가령 ‘원리금분할 생활연금형’은 50세 직장인이 65세부터 국민연금을 받는 경우 50~60세까지 매달 보험료를 납입하고 60세부터 65세까지 원리금을 월급처럼 받을 수 있다. 

최진성 기자/ipen@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