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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 늦어진 청와대
뉴스종합| 2013-02-27 11:13
국정 1차 컨트롤타워 수석비서관회의 오전 10시에
대통령 재가도 늦어져 각부처 업무지연 연쇄작용



한국 청와대의 타임(time)이 2시간 뒤로 갔다. ‘박근혜 정부’ 들어 청와대의 공식 회의시간은 1시간에서 2시간가량 늦춰졌고, 더불어 청와대 직원들의 출근시간도 자연스레 늦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청와대판 ‘윈터타임’(winter timeㆍ1시간 앞당기는 서머타임에 빗댄 말)이라는 신조어도 나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27일 오전 10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했다. 대통령으로서 첫 수석비서관회의다. 수석비서관회의는 국정운영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중요한 회의 중 하나로 꼽힌다.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수석비서관회의는 오전 8시 정각에 열렸다. 불과 며칠 새 2시간가량 늦춰진 셈이다.

보통 수석비서실별로 열리는 회의도 1시간가량 늦춰졌다.

이 전 대통령 시절 오전 7시에 열리는 회의시간에 맞추기 위해 수석비서관과 비서관들은 늦어도 오전 6시30분이면 청와대에 출근했다. 회의를 준비해야 하는 행정관들은 오전 5시, 심한 경우엔 오전 4시30분에 청와대 문턱을 밟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오전 9시에 청와대 본관에 들어선다. 이때부터 박 대통령의 공식 집무가 시작된다. 대통령령인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에 명시된 오전 9시부터 근무시간 원칙(?)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박 대통령과 청와대의 업무개시 시간이 늦어지면서 각 행정부처의 대응 시간도 연쇄적으로 늦어진다는 데 있다. 국정 컨트롤타워에서 작전명령이 떨어지지 않았는데, 야전사령부가 마음대로 포를 쏘고 총을 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이는 인수위 시절 중요 발표가 오후 4시에 이뤄졌던 것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대통령 보고→재가→발표’의 타임스케줄의 첫 출발점이 되는 보고가 그만큼 늦어졌기 때문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국정 컨트톨타워인 청와대의 업무처리가 늦어지면 자연스레 각 부처들도 그 시간이 텅 빌 수밖에 없지 않냐”며 “글로벌 경제는 24시간도 모자라 25시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밤낮없이 돌아가고, 민간기업들도 살기 위해 새벽부터 뛰고 있는데 국정 컨트롤타워인 청와대만 거꾸로 간다는 것은 뭔가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고 꼬집었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청와대도 아직 세팅 중이라서 약간의 혼란이 있는 것일 뿐”이라며 “청와대 직원들도 관례대로 오전 7시께 출근하고 있고, 회의시간도 과도기를 거치면 조만간 정상으로 돌아가지 않겠냐”고 말했다.

한석희 기자/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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