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의 전격 사퇴에 청와대가 깊은 당혹감에 빠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날 대국민 담화를 통해 김 후보자의 전격 사퇴와 관련해 깊은 안타까움을 표시하고, 이 같은 정치환경에 강하게 우려감을 표명한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미래부는 박 대통령이 이날 대국민 담화라는 초강경 카드를 쓰면서까지 고수하는 핵심 부처인데다, ‘삼고초려’ 끝에 야심차게 내놓은 장관이 김 후보자라는 점에서 청와대의 당혹감이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담화에서 “김 후보자가 정치현실에 좌절해 사의를 표명한 것은 안타깝다”고 말해 김 후보자의 사퇴에 대한 당혹감을 감추지 않았다.

김 후보자는 이번 내각 인선에서 ‘신의 한수’라는 말을 들을 만큼 파격적이고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 대통령 역시 김 후보자를 중심으로 창조과학을 통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 경제부흥을 선도할 예정이었으나 차질이 생겼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오늘 김 후보자가 사퇴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대변인은 “김 후보자는 미국에서 한국인으로서 성공의 신화를 쓴 사람으로, 벨연구소 사장을 역임한 세계적 인재”라며 “그동안 대통령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 있는 인재를 조국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해 국가발전에 기여하는 데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런 인재의 환경을 조성해주지 못한다면 결국 그것은 국가가 피해를 보게 된다”고 강조했다.

윤 대변인은 특히 “김 후보자는 대통령이 국가발전의 원동력인 미래창조를 위한 핵심으로 직접 설득해 삼고초려 끝에 모셔온 분”이라며 “그런 분이 국내의 정치환경을 이겨내지 못하고 떠나게 된 것에 대해 대단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윤 대변인은 이어 김 후보자가 박 대통령에게 사퇴 의사를 표시했느냐는 질문에는 “어제 대통령이 연락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만 짤막하게 답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우리도 충격적”이라며 “아침에 회의할 때도 그런 얘기가 전혀 안 나왔고 기사를 보고 알았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또 다른 관계자도 “속보를 보고 알았다. 전혀 사전에 얘기가 없었다”며 “(김 후보자 사퇴 이후 어떻게 할지는) 상황을 좀더 파악해 보고 내부 회의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석희ㆍ신대원 기자/hanimom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