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당국 고배당 자제 촉구
5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다음달부터 현재 연 3.75%인 표준이율을 0.25%포인트 내린다. 표준이율은 보험사가 고객에게 보험금을 주기 위해 준비해 둔 돈(책임준비금)에 적용되는 이자다. 표준이율이 낮아지면 보험사의 책임준비금 부담이 커져 보험료 인상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다음달부터 보험에 신규 가입하는 고객은 인상된 보험료를 내야 한다. 통상적으로 표준이율이 0.25% 떨어지면 보험료는 5~10% 오르는 효과가 발생한다.
문제는 책임준비금 부담을 덜기 위해 보험료를 인상하는 보험사들이 오는 5~6월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이익에 대해 주주 배당을 실시한다는 것이다. 즉 보험료 인상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전가하면서 거둬들인 이익은 주주들 몫으로 챙겨줄 경우 외부의 시선이 고울 리 없다. 실제로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지난 2012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 말) 결산 후 주주들에게 높은 배당을 실시해 비난을 받았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9483억원의 41.5%인 3940억원을 배당했고, 한화생명도 37.1%라는 높은 배당성향을 보이며 1937억원을 배당했다.
고배당의 행태는 손해보험업계도 마찬가지다. 삼성화재를 비롯해 현대해상·동부화재·LIG손보·메리츠화재 등 주요 손보사도 지난 3년간 최대 36.0%의 배당성향을 보이는 등 모두 20% 이상의 높은 배당을 실시해 오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보험업계에 고배당을 자제할 것을 지속적으로 권고해 나갈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저금리로 인한 자산운용 수익이 떨어지면서 향후 보험금으로 지급해야 할 책임준비금 부담을 보험료 인상을 통해 해소하고 주주들에게는 고배당을 실시할 경우 여론의 질타를 맞을 것이 뻔하다”며 “증자나 사업비 축소 등을 통한 자구노력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양규 기자/kyk74@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