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공짜앱에 우는 한국 앱개발사들
뉴스종합| 2013-03-05 11:16
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타이젠협회 공식 행사장. 타이젠은 삼성전자, 인텔, NTT도코모, SK텔레콤, KT 등 주요 기업들이 모여 추진하는 차세대 모바일 운영체제다. 이날 현장에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타이젠용 앱들이 최초로 시연됐다.

그중 미스터 라디오는 날씨에 맞는 라디오 채널과 음악을 자동으로 선별해주는 앱으로 참석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가령 맑은 날에는 빠르고 경쾌한 음악이, 흐린 날에는 차분하면서도 잔잔한 노래가 흘러나오는 식이다. 현재 4가지 날씨에 따라 20개의 카테고리가 준비돼 있다.

하지만 이 앱을 만든 앱포스터는 당장 한국에서 출시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경성현 앱포스터 대표는 “한국에서 유료 앱으로 수익을 내기엔 상황이 녹록지 않다. 한국과 달리 유료 앱 지불 의사가 큰 일본시장을 겨냥해 만든 서비스다”고 했다. 삼성전자가 만든 타이젠폰이 올 하반기 일본 통신사 NTT도코모를 통해 출시되는데 이에 발맞춰 개발된 앱인 것이다.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2013 전시장 중 다양한 앱들이 몰려 있는 앱플래닛에서 만난 다른 개발사들도 비슷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개발사 관계자는 “공짜 앱은 내려받는 건수는 급증하는데, 이를 고품질 유료화를 하면 인기가 금세 식는다”고 했다.

실제 국내 모바일 사용자들의 유료 앱 사용률은 매우 저조하다. 앱조사업체 디스티모에 따르면 유료 앱 1개당 무료 앱을 내려받는 비율에서 독일이 1 대 9로 가장 낮았고, 사우디아라비아가 1 대 214로 가장 높다.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동급 수준이다. 지난해 KTH 설문에서도 한 달간 유료 앱 설치 경험자는 안드로이드폰 32%, 아이폰 43%로 집계됐다. 나머지는 단 한 건의 유료 앱도 설치하지 않은 셈이다. 이 같은 현실에 국내 앱개발사들이 느끼는 괴리감은 더욱 커져만 간다. “국제 전시장에 올 때마다 한국 제조ㆍ통신은 세계 톱을 달리는데 국내 앱은 갈수록 초라해진다는 생각이 든다”는 한 개발사 대표의 말을 곱씹어봐야 할 때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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