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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거래량 늘었는데 재건축 시장은 왜 거꾸로?
부동산| 2013-03-05 09:18
[헤럴드경제=백웅기 기자]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이 1월에 비해 2배 늘어 ‘거래 절벽’에서 벗어나는 분위기다. 하지만 정작 1월중 거래량의 상당수를 차지했던 재건축 물량들은 오히려 거래가 줄어 대조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시장 거래가 꿈틀하자 적정가격을 두고 매도자-매수자간 ‘줄다리기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5일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2469건으로 1월 1178건보다 2배 이상 크게 늘었다. 지난해 같은 달 3489건에는 못 미치는 성적이지만, 취득세 감면 혜택 종료로 사상 최저치의 거래량을 기록했던 1월에 비하면 괄목할 만하다.

이는 취득세 감면 6개월 연장안 국회 통과와 더불어 새 정부의 부동산 부양 정책 기대감 등에 힘입어 대기수요자들이 움직인 결과로 해석된다. 특히 1월중 ‘부동산투자 1번지’로 불리는 강남권 재건축 시장에서 잇따라 거래가 성사되고, 호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일반 아파트 단지에까지 매수심리가 전해진 것이라는 분석도 뒤따른다.

하지만 정작 지난달 단지별 거래량을 놓고 봐선 재건축 단지의 성적표는 초라하다.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가 1월 19건에서 2월 2건으로 줄었고, 개포2단지는 5건→2건, 개포3단지 4건→0건, 개포4단지 8건→5건 등으로 재건축 사업이 가시화하면서 1월 거래량이 반짝했던 단지들의 거래량이 부쩍 줄었다. 다른 단지들도 마찬가지여서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21건→2건, 둔촌동 둔촌1단지 8건→2건, 가락동 가락시영 21건→19건, 잠실5단지 2건→0건 등 거래량 약세가 상대적으로 도드라졌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재건축 시장의 경우 매도자 입장에선 거래가 속속 이뤄지면서 기대감이 높아져 호가를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매수자는 아직까지 새 정부에서 이렇다할 정책이 나오지 않는 데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인해 지켜보는 입장”이라며 “한 순간 호가가 수천만원씩 뛴 상황이어서 다소 거래가 주춤한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일반 단지들의 경우 취득세 감면 연장 효과에 따라 실수요자들이 대거 거래에 나선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 같은 거래량 부진이 오랫동안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분양가 상한제 폐지 무산, DTIㆍLTV 현행 유지 방침 등에 따른 속도조절이 그리 나쁜 모양새는 아니다”라며 “가격부담 탓에 거래가 주춤한 것일 뿐 재건축 시장의 불확실성은 많이 해소됐다”고 말했다. 경매시장에서 3개월 이상 낙찰가율이 높아지면 매매시장도 통상 6개월 정도 거래량이 유지되는 점이나 전세가 상승세가 계속되는 점 등도 거래량 회복을 예상케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kgu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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