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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인들도 새정부 조속 출범 촉구”
뉴스종합| 2013-03-06 11:50
“거친 욕설 받아낼때 가장 힘들어

녹음안내도입등 서비스 개선 계획”



“주로 수십년간 해결 안 된 묵은 민원들이 많습니다. 심지어 어떤 민원인은 사법부 최종 판결이 난 사안도 꾸준히 들고 오세요.”

집권 여당 6년차인 새누리당의 민원국에는 각종 민원이 쏟아진다. 하루에도 수백건의 민원이 전화로, 서류로 쉴 새 없이 들어와 처리해야 한다. 겉으로 드러내길 좋아하는 정치권에서 유독 낮은 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이들이다.

김동진(46) 새누리당 민원국장은 5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퇴근할 때가 되면 그야말로 ‘멘붕’ 상태”라고 말했다. 서울시당 사무처장, 정책위원회 수석 전문위원을 거친 베테랑 당직자이지만 때로는 거친 욕설까지 받아내야 하는 자리가 힘겨울 때도 있다.

요즘처럼 정치권의 여야 갈등이 극대화된 상황에선 민원국도 분주하다. 당장 민원국에서 해결할 수 없는 정치 사안에 대한 불만 전화가 폭주하는 것. 그는 “정부 조직 개편안이 국회에서 발목이 잡히면서 ‘새 정부를 빨리 출범시켜야 한다’는 민원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대표 발의해 통과된 ‘국회 선진화법’에 대한 불만도 폭주했다. 직권상정을 금지하고 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개원할 수 있는 조항이 국회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사진=김동진 새누리당 민원국장(가운데)과 민원국 당직자들

쏟아지는 민원 전화에 황당한 사례도 속출한다. 우선 악성 민원인도 솎아내야 한다. 김 국장은 “예를 들면 민원브로커가 있다. 민원을 내면서 ‘이건 이렇게 해결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해결방법까지 제시하는 경우는 대부분 브로커들”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의 회사와 관련한 ‘황당 민원’도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힘든 건 술 취한 이들의 전화 욕설을 대꾸없이 받아내야 할 때다.

스트레스는 달고 살지만 사명감은 남다르다. 김 국장은 “때로는 그분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워하신다”면서 “정부 부처 산하기관 관련 민원의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부처에 재검토나 업무 협조를 요청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민원인들에게도 예의를 강조했다. 그는 “전화 연결이 안 된다고 항의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최선을 다해 전화를 받고 있다. 그리고 상대가 전화를 끊기 전엔 절대 전화를 안 끊는 게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민원 전화 시 상담 내용이 녹음된다는 걸 인지해 장난이나 과도한 언어폭력을 자제할 수 있도록 ‘녹음안내 통화연결음’을 도입하는 등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해 나가겠다”고 소개했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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