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일반
개포주공 두달새 1억 급등했지만…강남發 온기 어디까지?
부동산| 2013-03-08 10:59
새 정부 규제완화 기대감…거래절벽 속 나홀로 기지개
강남 매매가 2.35% 상승…가락시영등 거래 증가추세

인프라 강세 여전 ‘대망론’ -성장수요 상실 ‘실망론’상존
이미 한차례 고점…정부정책 현실화땐 재차 상승 여지

시대 상황 변화…강남아파트,시장 바로미터 명성 퇴색
주택시장 확산 탄력 제한적, 장기침체 일시 반등일수도





강남재건축 시장은 살아날 것인가,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시장이 꿈틀대면서 주택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물론 향후 투자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강남 주택시장은 주택시장 회복의 신호탄이 되어 온데다 주변 지역으로의 파급 효과 역시 컸던 게 사실이다.

또 부동산 가운데 최고의 유동화 상품으로서의 평가, 기대감이 팽배해지고 있는 것이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강남 재건축이 발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거래를 동반한 가격상승대열에 참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타 재고주택 시장이 눈치보기식에 깊은 관망세에 빠져있는 것과 달리 한발 앞서 최전선에서 시장 해빙의 봄을 알리는 복수초 역할을 하고 있다. 때문에 정책 당국은 물론 투자자들까지도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 분위기다.

새 정부의 규제 완화가 자칫 부자들의 전유물로 평가되는 강남재건축 대상 아파트의 수혜만으로 끝날 것인지, 아니면 으레 그랬듯이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 해빙 확산에 기여할 것인지가 주목되기 때문이다. 전반적인 시장 해빙으로 거래 정상화에 기여하기보다 강남시장에만 숨통을 터주는 일장춘몽으로 끝날 공산도 없지 않다.

투자자 역시 이미 오른 것을 감안하면 매입 타이밍을 실기했다는 분석과 더 가봐야 한다는 입장에서 아직 여유가 있다는 시각이 교차하는 분위기다. 이미 한 차례 고점을 찍고 멈춰 섰기 때문이다. 매입 최적 대상이라는 평가에 대해서도 고도성장기 수요가 사라졌다는 입장에서 본 실망론과 여전히 인프라 우선집중 등으로 인기를 끌 것이라는 대망론이 서로 엇갈리고 있다. 강남 재건축의 흐름과 향후 전망, 주택시장에서의 역할에 대해 집중 조망해본다.

▶강남 재건축, 거래와 가격 상승 주도…평균 배 늘어=올 들어 서울 주택거래건수는 1월 2451건, 2월 3870건 등 모두 6321건에 달했다. 역대 최저수준으로 거래절벽 상황을 맞았지만 아파트 거래량은 한 달 새 배가 늘어나는 등 크게 활성화되는 양상이다. 이를 강남과 강북권으로 구분해 보면 이른바 강남 재건축이라 일컬어지는 강남, 송파, 서초권 아파트를 비롯해 강동권 아파트 거래가 두드러졌다. 1~2월 중 강남 345건, 강동 240건, 송파 236건, 서초 160건이 거래된 것이다. 강남권 대표 재건축단지인 개포 주공, 가락 시영, 고덕 주공 등이 주도했다는 얘기다. 취득세 감면 연장조치 등 새 정부가 펼칠 규제완화 조치가 이들 고가의 주택 매입자들에게 달콤한(?) 호재가 되고 있는 게 분명하다. 가격 상승 역시 이들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가 주도하고 있다. 


2월 서울의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는 0.84%가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월간 변동률로는 14개월 만이다. 특히 강남구는 2.35%가 상승, 서울 재건축 아파트 평균 상승률의 3배가량에 달했다. 강동 역시 0.79%, 송파 0.69%로 평균치를 밑돌긴 했으나 1월에 비해서는 급상승 추세이다. 이들 단지가 서울 아파트의 가격을 떠받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강남 최대의 재건축 단지인 개포 주공 1단지의 경우 올 들어 1억원 넘게 상승하는 급등세를 보였으며 거래건수가 20여건이 넘었다. 투자자 입질이 많았다는 의미다. 국내 최대 재건축 단지인 송파 가락시영 역시 마찬가지다. 5000만~6000만원대 상승 속에 매수가 비교적 활발했다. 가격 급등하고 정책불안이 다시 가중되면서 일부 추격매수가 사라진 상태이지만 향후 장세전개에 따라 가격 및 거래가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정책따라 쥐락펴락, 부동산 최고 유동화 상품=한 채에 수억원에서 수십억원대에 달하는 강남 아파트는 당장 살 집보다는 투자 성격이 강하다. 재건축 단계에 접어들 정도로 낡고 불편한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때문에 투자 수익에 초점이 맞추어진 최고의 부동산 유동화 상품으로 봐야 한다. 증권이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듯 이들 단지는 바로 현금화가 가능한 고수익 상품인 셈이다. 예컨대 고속터미널 옆 반포 주공 2, 3단지는 2000년대를 거치면서 3.3㎡당 4000만원대에 달하는 래미안 퍼스티지와 LG아파트로 탈바꿈, 많은 자본이득을 가져다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90년대를 거치면서 많은 손바뀜이 이뤄졌으나 준공 후까지 고수익을 올린 안정적 상품에 속한다. 진달래, 개나리, 잠실 주공 아파트 역시 재건축으로 다시 태어나 현재 대표적 단지로 자릴 잡았다. 사업 전과 사업인가, 시공 중, 완공 후 모든 단계에서 사고팔아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매력이 존재한다.

투자결정요인은 정책변화와 타이밍이다. 강남 재건축이 정책에 따라 가격과 거래에 큰 영향을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소형평형비율을 놓고 서울시와 마찰을 빚은 데다 조합원 간의 충돌로 인한 사업지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이들 단지는 그동안 투자에서 다소 멀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재건축안이 통과된 후 서서히 불붙기 시작한 개포 주공은 새정부 출범과 부동산 활성화를 위한 규제완화 기대감이 겹치면서 앞서 시장세를 주도하고 나선 것이다. 이는 향후 정부정책의 흐름에 지대한 영향을 받을 것이다. 시장정상화를 위한 규제완화가 제대로 진행된다면 재차 상승할 여지가 있다. 새 정부의 정책이 나오고 현실화되는 여건이 마련되면 재차 손바뀜 역시 활발할 것이다. 하지만 후속입법 불발, 사업지연요소 등장 등 악재가 겹친다면 재차 냉각될 소지도 없지 않다. 그만큼 리스크도 큰 셈이다.   

▶과거 영향력 축소,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듯=80년대 이후 주택시장에서 강남 아파트는 항상 시장의 바로미터였다. 오르는 장세로 전환되는 발화점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주택시장이 활황세에 접어드는 초입에서 항상 강남 주택시장이 먼저 움직인다. 고급 수요층의 움직임이 시장을 주도하기 때문이다. 교육, 상업시설 등의 인프라가 제대로 갖추어진 고급단지인데다 밀려드는 수요로 인해 가격상승을 주도해온 것도 같은 이유다. 강남의 여파가 서울 전역→수도권→지방권으로 파급될 정도로 주택시장의 대부역할(?)을 해온 것이다. 따라서 투자수익 역시 컸다. 실제로 강남 재건축 아파트는 자본이득을 가장 많이 가져다 준 주택이다. 하지만 점차 과거의 빛을 잃고 영향력이 축소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우선 고급단지가 판교 등 여러 곳에 분산, 들어서고 있어 독점적 지위를 잃고 있다. 공급이 분산되고 있는 것이다. 쾌적환경에 첨단화된 고급 단지가 잇따라 들어섬에 따라 희소가치가 퇴색하고 있다. 수요층이 분산, 매수세가 위축되어 파장이 과거처럼 크지 않다. 여기에 공공기관 지방이전 등 수도권 인구유출이 심화되고 이로 인한 시장 침체의 영향도 적지않게 받고 있다.

또 부동산 자산에 대한 불안감이 악재로 작용, 매입기피현상이 가속화되는 것도 영향축소의 원인이다. 베이비부머 은퇴, 고령화 등으로 고가의 부동산 조기 매각하고 수익성 위주의 투자유형이 일반화되고 있다. 강남 재건축처럼 고액의 자산에 시세차익을 고려한 투자 리스크를 감내하기엔 다소 무리다. 이 같은 부적합성 때문에 적극 매입보다는 매각에 초점이 맞추어지면서 과거와 다른 매입패턴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번 단기 급등 역시 침체에서 깨어나는데 첨병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나 주변지역으로 확산되기에는 다소 무리다. 높은 주택보급률 등 주택시장 구조변화를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추격매수투자는 그만큼 리스크가 따를 수밖에 없다. 

장용동 대기자/ch10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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