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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정지 종료+갤S4 발표 임박…중고폰 시장은
뉴스종합| 2013-03-11 08:09
영업정지 여파, 갤S4 기대감에 중고폰 매물 30% 감소

이달 중순이 전환점, 아이폰5ㆍ갤노트2 매입 돌입

중고폰 매물 늘고 거래 가격 상향 조정 예상



[헤럴드경제(김포)= 정태일 기자]지난 8일 찾은 경기도 김포시 풍무동의 금강시스템즈. 중고 IT기기 매입 15년 경력의 이 회사 사옥 1층 검수실에서는 전날 들어온 중고 스마트폰 감정이 한창이었다. 1차로 분실폰 여부, 신청서와 내용물 대조를 거치면 3명의 검수 전문가들이 전원ㆍ터치 등의 기능검사와 액정 등 외관검사를 실시했다. 제품 하나 감정하는 데는 10분이 채 안 걸렸다.

3층에는 검수를 대기하는 중고폰들이 책상 위에 수두룩히 깔려 있었다. 어림잡아 수 백 개 이상으로 보이는 중고폰들 사이로 갤럭시 노트2, 아이폰5가 한 두 개 눈에 띄었다. 조성락 금강시스템즈 대표는 “하루에 300개 이상의 중고폰들이 매물로 들어오는데 요즘 들어 30% 이상 감소해 200개에 그친다”며 “그런 와중에 갤럭시 노트2나 아이폰5와 같은 최신 제품도 있어 본격적으로 매입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최근 중고 스마트폰 전문매입 시장에 ‘정중동(靜中動)’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명절과 새학기 호재에도 눈에 띄게 매물이 감소하던 차에 출시한 지 3개월밖에 안 되는 아이폰5까지 매입가격이 형성되면서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에 평균 20만~30만원에 머물던 중고폰 가격이 최대 60만원 수준까지 올라간 상태다. 이달 중순 이후 중고폰 시장을 주춤하게 했던 요인들이 해제되면 그동안 움츠렸던 중고폰 거래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중고폰 매물이 소강 상태에 빠졌던 가장 큰 이유로 지난 1월 초순부터 시작된 통신사 영업정지가 꼽힌다. 3개월간 통신3사 순차적으로 신규 및 번호이동에 제약이 따르면서 개통량이 감소했고, 이 영향으로 중고폰을 시장에 내놓는 공급자들도 줄어들 수 밖에 없었다. 조 대표는“한 달에 중고폰을 1만대 정도 족히 매입했는데 영업정지로 매입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2월 통신사 번호이동은 84만7000건으로 전달(100만8000건) 대비 17% 가량 떨어졌다.

사람들이 공개 임박한 갤럭시S4 출시를 기다리며 사용 중인 스마트폰을 중고 시장에 내놓기를 보류하는 것도 원인이다. 이에 따라 중고폰 매입 업체에 들어오는 스마트폰 중 가장 많은 기종은 갤럭시S2와 아이폰4다. 통신사 2년 약정 종료 시점을 맞았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보통 신규폰 1년을 사용하면 폰테크 차원서 여러 스마트폰이 나오는데 지금은 특정 제품만 집중된다”고 말했다.
 
금강시스템즈 검수 전문가들이 중고폰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그러다 통신사 영업종료가 끝나는 13일, 갤럭시S4가 발표되는 14일(현지시간)을 앞두고 최근 중고폰 시장에 ‘뉴페이스’격인 갤럭시 노트2와 아이폰5 매입가격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고 있다. 개인 간 직거래 사이트에 이들 스마트폰이 올라오긴 하지만 전문 매입업체가 정식 감정을 거쳐 매입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올레그린폰, T에코폰 등 통신사 중고폰 장터에도 이들 스마트폰은 올라오지 않은 상태다.

금강시스템즈에서 책정한 가격은 A급 기준 갤럭시 노트2는 49만원, 아이폰5(64GB)는 56만원이다. 아이폰5 매입액이 더 높은 이유는 국내와 달리 해외에선 아이폰을 찾는 수요가 더 많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매입한 스마트폰의 80%는 해외로 수출하고 있어 국내 매입가격을 해외 수출가격에 맞추고 있다”며 “해외서는 중고 아이폰을 더 많이 찾기 때문에 갤럭시보다 값을 더 쳐준다”고 말했다. 이밖에 지난달 선보인 옵티머스 G프로와 베가 넘버6도 각각 58만원, 41만원의 매입가가 잠정적으로 정해졌다.

이에 향후 전반적인 중고폰 매입 가격이 상향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가장 매물이 많은 아이폰4는 27만원, 갤럭시S2는 15만원에 그친다. 아이폰4S도 40만원 수준이다.

나아가 이달 중순 이후로 전반적인 매물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일시에 쏟아지는 풀HD 스마트폰으로 갈아타기 위해 ‘알짜 중고폰’이 봇물을 이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killpass@heraldcorp.com

하루 동안 배송된 중고 스마트폰 물량. 보통 300개 이상 나오던 물량이 요즘 들어 200개 정도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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