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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는 휴가중?...그많던 친박은 다 어디로 갔을까
뉴스종합| 2013-03-14 09:56
‘그 많던 친박(親朴)은 다 어디로 갔을까’

새누리당내 최대 계파인 친박계가 꿀먹은 벙어리다. 대선에서 여론전을 주도하고 밤새워 선거전략을 짰던 이들의 목소리가 실종됐다. 최근 정부조직 개편안 협상 파행으로 인한 ‘식물국회’, 북한 도발 위협으로 불거진 안보위기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다. 이 틈을 타 옛 친이계와 쇄신파 등 비박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친박 의원들은 주요 현안 관련, 한발씩 물러선 관전모드다. 국회 최대 쟁점인 정부조직법 관련 목소리를 내는 친박은 이한구 원내대표 정도에 불과하다. 그나마 협상당사자인 까닭에 대통령의 의견을 옮기는 수준이다. 당 중역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협상 타결을 위해 힘을 보태겠다는 자발적 목소리는 찾아볼 수 없다. 지난주 강석훈, 박대출 의원의 기자회견과, 지난 11일 70여명의 초선의원들이 민주당의 합의를 압박한게 유일하다.

친박 실종의 원인으로는 대통령의 뜻을 존중하기 위한 ‘자중(自重)’이란 해석이 가장 많다.

새누리당 한 의원은 14일 “친박이 침묵을 지키는건, 정부조직법 관련 박 대통령의 의지가 강하니까 대통령 뜻에 힘을 실기 위해서 아니겠느냐”며 “이한구 원내대표가 나서서 원안 고수하는 마당에, 반대입장을 안내는게 낫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대선 캠프부터 인수위까지 쉼없이 달려온 친박들의 휴식기가 겹친 탓도 있다. 특히 인수위에 파견됐던 의원들은 체력고갈로 절대적인 휴식이 필요한 상태라고 한다. 주요 현안에 대해서도 “잘 모른다. 이제 좀 쉬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대선 피로감이 드러내는 이들이 다수를 차지한다.

대선으로 반년 가까이 챙기지 못한 지역구 관리에 집중하는 이들도 많다. 영남권 한 초선의원은 “지역구민들이 내 얼굴 못본지 6개월이 넘었다. 지역을 잘 다지는 것도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중요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국회 본회의가 열릴 때만 제외하곤, 대부분 시간을 지역구에 할애한다.

한편 일각에선 박 대통령의 친박 논공행상이 잘 이뤄지지 않자, 이에 실망한 이들의 ‘충성도’가 낮아졌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있다. 수도권의 한 친박 의원은 “솔직히 청와대가 대선 후 우리로 하여금 ‘여당 의원이구나’라는 기분을 느끼게 해준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친박계가 주춤하는 사이, 당 내 비박계, 옛 친이계 인사들은 제목소리 내기에 바쁘다.

최근 당 회의에서도 정몽준, 정의화, 심재철, 남경필 등 비박계 의원들이 앞장서서, 정부조직개편안과 북한 관련 문제에 비판적 목소리를 많이 냈다. 당내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친이계 의원들 간 회동설이 나돌기도 했다.

비박계 김용태 의원은 14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정부조직법 협상 관련 “친박들이 나름 대통령을 위한다고 침묵하고 있겠지만, 여야 어느쪽으로도 비판여론이 쏠리지 않는 상황에서, 피해는 고스란히 대통령이 입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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