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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 길가에서 스마트폰을 흔들던 그 남자의 정체는?
뉴스종합| 2013-03-28 11:45
[헤럴드경제=서상범 기자]서울 송파구의 한 도로. 한 남자가 지나가는 택시를 향해 스마트폰을 흔들며 서 있었다.

잠시 후 택시 한 대가 은밀히 남자에게 다가왔고 몇 마디를 주고받더니 택시기사는 종이백을 남자에게 건넸다. 종이백 안에는 최신형 스마트폰 몇 대가 들어있었다. 남자는 스마트폰 한 대당 20만원을 건네고 종이백을 챙겼다. 이후에도 남자는 계속해 스마트폰 액정 불빛을 흔들었고 몇 대의 택시들이 접근해 같은 방법으로 거래(?)가 이뤄졌다.

심야시간대 택시들이 많이 다니는 도로가에서 스마트폰을 좌우로 흔들며 손님들이 놓고 내린 스마트폰 매입의향을 알리는 일명 ‘흔들어’수법이 활개를 치고 있다.

분실 스마트폰을 전문적으로 매입하는 업자들과 손님들의 분실 폰을 팔려는 택시기사들간의 일종의 암호인 셈이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흔들어’ 수법으로 스마트폰 1752대(시가16억 상당)을 택시기사들로부터 매입해 해외로 밀반출한 혐의(장물취득)로 몽골인 A(25ㆍ여) 씨 등 12명을 검거하고 이들에게 스마트폰을 처분한 혐의(절도 등) 로 택시기사 9명을 검거해 이 중 3명을 구속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매입과정에서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손님을 가장하고 판매 의사를 밝힌 택시를 타고 모처로 이동해 은밀히 거래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또 대량 매입을 위해 대치동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합숙을 하기도 한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렇게 매입한 스마트폰은 국제특송업체를 통해 몽골, 중국 현지에 대량으로 판매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관계자는 “택시기사들 사이에서 야간에 스마트폰 불빛을 흔드는 사람은 매입업자라는 소문이 널리 퍼져있다”며고가의 스마트폰은 분실시 처분이 용이하고 중국, 몽골 등에서 중고시장 수요가 많아 절도범들의 범행대상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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