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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욱 CJ대한통운 대표, “한국 물류산업은 아직 후진국, CJ대한통운이 바꾼다”
뉴스종합| 2013-04-01 09:09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DHL이 연매출 90조원인데, 80년 역사의 대한통운이 2조8000억원에 그친다.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방식으론 한국 물류산업이 클 수 없다.”

이채욱 신임 CJ대한통운 신임 대표이사가 밝힌 한국 물류산업의 현주소이다. 그룹 내 계열사가 그룹 전체의 물류를 담당하는 ‘2자 물류’ 방식을 고수하다보니 DHL과 같은 글로벌 물류기업이 나올 수 없다는 지적이다.

1일부로 통합 출범한 CJ대한통운이 이 같은 한계를 극복,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물류업체로 성장하겠다는 게 이 대표이사의 출사표이다. 전물 물류기업인 3자물류, 나아가 첨단 IT 기술을 접목한 ‘4자물류’ 사업으로 경쟁력을 갖추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이사는 최근 용인시 신덕평물류센터에서 CJ 대한통운 통합 출범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0년까지 매출 25조원, 해외 매출 비중이 50%에 이르는 기업으로 성장, DHL이나 페덱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5위 물류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CJ대한통운은 1일 CJ GLS와 공식 합병했으며, 이 대표이사는 통합 CJ대한통운의 초기 대표이사직을 맡게 된다.

이 대표이사는 한국 물류산업의 현주소를 냉정하게 비판했다. 그는 과거 GE코리아 회장을 담당했을 당시 경험을 예로 들며, “GE와 같은 해외 기업은 이미 오래 전부터 3자물류를 통해 단 1달러라도 물류비용을 절감하려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한국에선 계열사 내에서 물류를 해결하다보니 물류산업이 성장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룹 내 물류를 담당하는 계열사가 그룹의 물류를 관리하는 게 2자물류라면, 독립된 물류기업에 외주를 주는 방식이 3자물류이다. 미국이라 유럽 등은 전체 물류산업 중 3자물류가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80%, 79%에 이르지만, 한국은 51%에 그치고 있다. 이 대표이사는 “경쟁이 없는 2자물류를 키우다보니 한국에서 DHL과 같은 기업이 나오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이사는 이 같은 현실 때문에 역설적으로 CJ 대한통운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직 3자물류 비중이 선진국에 비해 낮기 때문에 향후 성장할 여지가 무궁무진하다”며 “CJ 대한통운은 3자물류에 각종 첨단 IT기술을 접목한 ‘4자물류’로 승부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합병 기자간담회가 열린 신덕평물류센터에는 CJ대한통운의 차세대 RFID을 시험하는 유비쿼터스 센터가 있었다. RFID를 부착한 화물 더미가 검사대를 통과하자 한번에 화물 개수나 종류 등이 모두 기록됐다. 바코드가 한번에 한 개씩 제품을 인식한다면, RFID는 동시에 모든 화물의 현황을 파악할 수 있다. 화물 배송지역이나 종류 등에 따라 자동으로 알아서 분류할 수도 있었다.

유비쿼터스센터 한 연구원은 “과거 RFID 테그 비용이 1000원이었다면, 이젠 50~60원으로 떨어졌다. 가격 경쟁력도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직접 현장을 둘러본 이 대표이사는 “세계적이 물류기업으로 성장하려면 첨단기술 등 대규모 투자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활발한 M&A도 경영 목표로 밝혔다. 이 대표이사는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맡던 시절을 예로 들며 “국내 물류기업이 해외 네트워크가 없어 인천공항의 항공물류 80% 이상을 해외기업에 내주고 있었다”며 “향후 중국, 동남아 시장 내 외국기업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M&A를 추진, 향후 50개국 200개 거점을 지닌 해외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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