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영상 기자]소비자 대부분은 최근 물가가 지난해보다 올랐다고 느끼고 있으며, 남자는 여가ㆍ오락비를, 여자는 의복비를 줄이는 등 상당수 소비자들이 씀씀이를 줄여나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8일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최근 서울ㆍ수도권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장바구니 동향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와 비교한 장바구니 물가 수준에 대해 응답자의 95.0%가 ‘올랐다’고 답했다. 비슷하다(3.4%)와 하락했다(1.6%)는 극소수였다.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품목으로는 음ㆍ식료품(86.6%)을 꼽았다. 의복(3.6%), 컴퓨터 및 통신기기(2.6%)는 뒤를 이었다.
대한상의는 “최근 물가상승률은 안정적인 추이를 보이고 있으나 매일 소비하는 신선식품의 가격이 전년보다 상승해 실제보다 물가가 더 올랐다고 체감하는 소비자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향후 소비계획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86.8%가 ‘줄이겠다’고 답했다. 이가운데 남성(복수응답)은 오락ㆍ취미ㆍ스포츠용품(53.0%), 의복(45.6%), 음식료품(44.2%) 순으로 줄이겠다고 했고, 여성은 의복(55.8%), 음식료(37.3%), 오락ㆍ취미ㆍ스포츠용품(33.6%), 화장품(23.0%) 순으로 줄이겠다고 답했다. 남성은 소비를 아끼는 것을 덜 노는 데에, 여성은 덜 꾸미는 데에 중점을 두고 있는 셈이다.
최근 장바구니 가격상승으로 가격할인 매장과 유통업체 자체브랜드인 PB(Private Brand) 상품을 찾는 발길도 잦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과 비교해 1+1 행사, 매장 내 가격할인 이벤트 등 판촉프로모션 이용을 늘렸는지에 대해 응답자의 49.4%가 ‘늘렸다’고 답했다. 저가형 PB상품 구매에 대해서도 절반에 가까운 응답자가 ‘증가했다’(46.8%)고 했다.
물가안정을 위한 정책 방안으로 응답자들은 유통구조 효율화(35.6%)를 첫 손에 꼽은데 이어 부당한 가격인상 감시 강화(19.0%), 공공요금 동결(17.4%), 기업간 경쟁촉진을 통한 가격인하(10.8%)를 차례로 거론했다.
김경종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신선식품의 물가 상승세가 다른 소비재의 소비위축을 초래하고 있다”며 “농산물 등의 신선식품 생산 및 유통구조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소비 위축 시기에는 유통업계와 제조업계가 긴밀한 협업을 통해 소비자들의 니즈에 부합하는 양질의 저가상품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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