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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패닉’ … “문 못 열면 전업체 다 부도”
뉴스종합| 2013-04-09 09:19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오픈(통행 재개) 안하면 다 부도나요. 다들 빚 져가지고 들어간 건 데…”

지난 8일 오후, 북한이 개성공단 내 북측 근로자 전원 철수를 통보했다는 소식에 개성공단 입주업체 대표들은 ‘망연자실’한 목소리를 감추지 못했다. 개성공단 통행이 제한된 지 일주일 째인 9일 째, 통행이 재개될 것이라는 희망이 사라지기 무섭게 입주업체들은 당장에 회사 도산을 걱정해야하는 처지에 놓였다.

가방과 의류를 만드는 한 입주업체 대표는 “(북측 근로자들이) 출근을 못하면 아예 일할 사람이 없다. 당장 오픈안하면 줄줄이 부도나는 것은 시간 문제다”고 털어놨다. 그는 “여기저기서 돈 빌려가지고 다 빚져서 투자한 공장들이다. 문 닫으면 (길바닥에) 나앉게 되는 건 시간문제”라고 밝혔다. 또다른 제조업체 대표도 “우리쪽 사람들이랑 북측 근로자들은 늘 같이 일해왔고 통행 제한되도 분위기는 평온하다고 들었다. 그런데 갑자기 출근을 안한다니 당황스럽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공단 가동이 중단됨에 따라 입주업체들의 ‘도미노식’ 도산이 불가피하다는 예측도 제기된다. 업체 상당수가 개성공단에 모든 자원을 투입하고 있는 상태기 때문에 자칫 ‘줄도산’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일부 업체들은 생산중단과 납품지연으로 이미 ‘도산 직전’ 상황까지 몰린 상태라고 호소했다.

유창근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은 “(북측 근로자 전원 철수로) 개성공단의 완전 폐쇄를 예단하기는 이르다”면서도 “잠정폐쇄가 이뤄질 경우 기업들의 도산이 줄도산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현재 개성공단은 사실상 조업이 중단돼 있는 상황. 개성공단 통행이 제한되면서 원부자재 공급이 차단, 당장 물품 생산에 차질이 생겼고 연료 공급도 안돼 일부 업체들은 일찍이 공장 가동 멈췄다. 물자가 부족한 상황에서 겨우 일주일을 버텨왔기 때문에 북측 근로자들이 출근을 해도 공단이 정상화 될 지는 미지수다.

유 부회장은 “우리기업 123개업체 가운데 20여개 업체의 조업도 완전히 중단된 상태다. 개성공단에 의존하고 있는 기업 등 최대 7000여 개 이상의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원부자재가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상 근로자들이 온다 하더라도 일은 좀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업체 측은 ‘당장 철수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법인장을 비롯한 최소 인원들은 공단에 남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한 입주업체 대표는 “일을 안하더라도 사람은 남아서 공장을 지켜야 하지 않겠냐”며 “식량도 원래는 일주일이면 다 떨어지는 양인데 우선 비상식량은 쓰지 말고 남겨놓으라고 전했다”고 밝혔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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