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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금융가에 부는 패션 바람…유명디자이너 유니폼 대세
뉴스종합| 2013-04-12 11:49
금융권은 ‘유니폼’ 문화가 강하게 남아있는 대표적 직장이다. ‘고객 응대’라는 업무의 특수성도 있지만 ‘돈거래’가 고객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지는 만큼 변화보다는 안정적인 이미지를 줄 수 있는 유니폼 문화를 고수하고 있다.

역설적이지만 금융업은 ‘트렌드’에도 민감하다. 가령 ‘100세 시대’를 가장 먼저 연구하고 대비한 것이 금융회사다. 유니폼도 마찬가지다. 정형화한 틀 속에서 나름대로 그 시대의 유행을 반영했다. 최근 많은 금융회사가 유명 디자인에게 유니폼 제작을 맡기는 것도 같은 이유다. 유니폼도 경쟁력인 시대가 됐다.

은행원 유니폼의 표본으로 불리는 외환은행 유니폼은 세계적 디자이너인 고 앙드레김의 작품이다. 외환은행의 대표 색상인 네이비블루로 전체적인 색감을 잡은 뒤 옷깃과 소매는 외환은행 로고의 날개 색상인 붉은색과 푸른색을 사용했다. 원단은 보건성ㆍ적응성ㆍ내구성 등을 반영한 첨단소재를 사용해 고급화를 추구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10년을 입어도 새 옷 같은 사무복을 추구하기 위해 원단의 재질과 성능, 바느질 등에 신경을 많이 썼다”면서 “최소 5년 이상 장기 사용을 목표로 디자인 비용의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KB금융지주는 전문 디자이너 브랜드인 ‘앤디앤뎁’에 의뢰해 유니폼을 제작했다. 최근 배우 송혜교 씨가 한 드라마에서 앤디앤뎁 브랜드의 원피스를 입고 나와 주목을 끈 바 있다. KB금융의 유니폼은 브라운과 베이지를 기본 색상으로 한다. 진한 브라운 계통의 재킷으로 전문성을, 더블여밈으로 부드러움과 여성스러움을 강조했다. 하의는 H라인의 옅은 베이지색 스커트로 단아함을 연출했다. KB금융 측은 “브라운은 명도가 낮아 정감을 느끼게 한다”면서 “고객에게 열려있는 마음을 표현하면서도 세련된 인상을 준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는 금융권 최초로 유니폼에 승무원 이미지를 부여했다. 피겨선수 김연아의 ‘평창 패션’을 디자인한 정구호 제일모직 전무가 제작해 ‘정장’ 느낌을 강조하고 고급화를 지향했다. 하나금융 상징 색상인 진한 녹색과 베이지색을 기본으로 활동성을 더했다.

우리금융지주는 디자이너 선정부터 유니폼 제작과 관련된 모든 과정에 직원이 참여한다. 전 계열사의 다양한 연령층에서 선발된 직원이 ‘유니폼 실무위원회’를 구성하고, 디자이너와 옷감ㆍ색상 등을 전 직원의 투표로 선정한다. 실제 입고 생활하는 직원의 의견이 반영되다보니 실용성이 우수하다는 게 우리금융의 설명이다. 가령 구김방지 원단을 사용해 깔끔함을 더했고, 일반세탁이 가능해 세탁비용을 줄였다.

남자 직원은 ‘유니폼 경쟁’에서 비켜서 있지만 정형화한 옷차림은 요구된다. 대체로 상ㆍ하의가 같은 어두운 색 정장 차림으로, 회사 로고가 찍힌 휘장을 달아야 하고 셔츠는 하얀색을 입는다. 여름에는 에너지절감에 동참하기 위한 ‘쿨비즈’ 복장을 권장한다. 최근에는 일부 금융회사에서 금요일 등 특정일을 ‘캐주얼데이’로 정해 자율 복장을 허용하는 등 직원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보장하기도 한다. 

최진성 기자/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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