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김 세지는 독일, 견제하는 유럽 각국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유로존 내 독일의 입김이 세지고 있다.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이자 세계 7위의 군사대국으로 평가받는 독일이 각 분야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전세계에서 몰려드는 인재 덕분이다. 그러나 유럽 각국은 독일의 경제ㆍ정치 주도에 히틀러와 나치정권까지 언급하며 견제하는 모습이다.

독일의 일자리 증가와 이민법 완화가 독일의 유럽연합(EU) 인재들의 유입에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의 인터넷 매체 포커스 온라인은 이민법 완화가 젊은 고학력자들의 이주를 증가시키고 있다고 지난 14일 보도했다.

독일 이민사회통합재단(SVR)은 베를린에서 열린 전문가위원회의 연례 평가회의에서 지난해 상반기 독일로 이주해 온 3분의 2가 유럽 출신이며 2004년 이후 폴란드, 체코에서 온 25~44세 이주자 중 20.7%가 고등교육을 받았다고 밝혔다. 루마니아, 불가리아에서 온 이주민들도 대학 교육을 받은 사람이 20.9%로 나타났다. 반면 25~44세 독일인들의 대학 졸업자는 18.1%로 유럽 각국에서 모이는 대학 졸업자가 더 많다.

이같은 유럽 각국의 인재유입과 유로존 내에서의 탄탄한 입지는 독일이 유럽 경제의 통제권을 가지려는 모습으로 발전한다.

독일은 현행 EU조항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유럽연합 단일 은행기구 설립에 제동을 걸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더블린에서 열린 EU재무장관 회의에서 회원국 은행을 공동으로 감독하고 은행권 부실을 위한 공동기금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에 근거가 빈약하다며 반대입장을 보였다. 이에 프랑스와 룩셈부르크, 덴마크 등 다른나라들은 설립추진을 촉구했다.

지난해 EU재무장관들은 ECB내에 단일 감독기구 설립에 합의했으나 감독 대상을 두고 유로존 내 6000개 은행을 감독해야 한다는 프랑스에 맞서 독일은 대형 은행들만 감독해야 한다며 대립각을 세워왔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겪은 프랑스의 반 독일 감정이 정치적 견제로 번지는 부분이다.

키프로스 구제금융안은 독일의 주도하에 관철했고 유럽 경제위기에 가장 많은 돈을 내는 나라가 독일이다. 독일이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 스페인 등에 구제금융으로 지원한 금액은 2200억 유로(한화 약 314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키프로스에서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히틀러에 비유하며 시위를 하기도 했고 일부 국가들은 독일을 히틀러의 제3제국에 비유하기도 했다. 심지어 지난 10일 조지 소로스는 “독일이 유로존에 잘못된 정책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 금융 문제의 원인”이라고 비난하며 독일의 유로존 탈퇴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독일 주도의 유로존 탈퇴로까지 번지고 있다. 네덜란드, 핀란드, 이탈리아 등에서는 유로존 탈퇴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유로존을 부정하는 영국은 심지어 지난 1월 EU 탈퇴 문제를 국민투표에 붙이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독일 내부에서는 많은 돈을 내고서도 악인 취급 받는다며 재정위기국 지원 중단과 유로존 탈퇴 목소리가 높아져 자칫 유로존이 해체될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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