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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2군의 눈물…의원님들이 닦아줄까
뉴스종합| 2013-04-16 11:24
타율 2할6푼6리, 타점 40개, 도루 39개, 지난해 한국 프로야구 신인왕을 수상한 넥센히어로즈 2루수 서건창 선수의 기록이다. 연봉 2400만원에 계약금도 없는 신고선수로 입단한 그는 이 같은 활약상 덕분에 올해 연봉도 7700만원으로 급상승했다.

하지만 이는 진짜 1년에 한두 번 나올까 말까 하는 신화일 뿐이다. 지금도 전체 프로야구 선수의 27.8%가 최저 연봉 2400만원의 덫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내일은 내가 서건창”이라는 달콤한 유혹으로, 기본생활조차 유지하기 힘든 연봉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여의도 정치권이 이 같은 프로스포츠의 ‘부익부 빈익빈’에 칼을 뽑았다. ‘프로’라는 명분에, 무명과 신인 선수들에게 저임금을 강요하는 구단들의 관행을 ‘경제민주화’로 바로잡겠다는 각오다.

16일 오전 열린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은 ‘프로야구선수 처우 문제 및 개선 방안’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평균 연봉은 1억4500만원에 달하지만, 최저 연봉은 30년째 사실상 제자리걸음인 선수들의 처우 개선을 경제민주화의 틀로 바로잡겠다는 것이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야구 관계자들도 큰 틀에서 개선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발제에 나선 박동희 기자는 “선수들의 복지나 권리에 관한 문제가 경제적 상식에 위반되는 경우가 많다”며 “야구 선수들의 현실은 TV에서 보는 만큼 화려하지 않고, 오히려 가내수공업 노동자에 불과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현실의 원인으로는 구단과 선수 간 불균형이 꼽혔다. 전지훈련 참여자 선정권, 재계약 권리 등을 가지고 있는 각 구단이 이를 바탕으로 선수들에게 불공정한 계약을 강요하고 있다는 의미다. 박 기자는 “지금 선수협의회를 야구위원회(KBO)나 구단들은 대화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구단이 제시한 연봉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선수생활을 그만두라는 식의 협상이 계속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시즌 2’를 시작한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모임은 이날 프로야구를 비롯해 음악과 영화 등 생활 속 경제민주화로 그 주제를 넓혀가고 있다.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 KT 같은 음원 유통 사업자가 수익의 절반 이상을 가져갈 때, 수많은 작곡ㆍ작사가가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 음반 시장, 할리우드 뺨치는 메이저 배급사와 월급조차 받지 못하는 조연출이 공존하는 영화계의 불평등을 ‘경제민주화’로 바로잡겠다는 시도다.

한 의원은 “충무로가 죽어가고, CJ만 크고 있는 문화에도 대자본의 횡포가 있다. 체육도 마찬가지로 저임금에 시달리는 이들이 있다”며 “경제민주화 차원에서 해법을 제시하려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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