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숨가쁜 일상에 평온을 선물하는 ‘우아한 정물’의 세계
라이프| 2013-04-23 11:02
[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대구 계명대 미대(서양화 전공)를 나와 대구 지역을 무대로 활동 중인 젊은 화가 강민정은 정물을 주로 그린다. 유화작업을 하는 그의 그림은 섬세하면서도 탄탄한 손맛을 느끼게 할 정도로 표현력이 뛰어나다. 오일물감으로 정물을 그리는 화가들은 많지만 강민정처럼 유화 본연의 맛, 정물화의 오묘한 매력을 잘 전해주는 작가는 흔치 않다.

그가 대구광역시 수성동의 대구은행 본점 DGB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연다. 23일 개막돼 오는 5월 3일까지 열리는 이번 작품전에 강민정은 세가지 서로 다른 주제 아래 그간 제작한 회화들을 선보인다.

강민정은 이번에 새로운 시도를 했다. 갤러리 벽면에 단순히 작품만 거는 게 아니라, 작품에 가구를 조화시켜 관람자로 하여금 보다 입체적인 미술체험이 되도록 했다. 출품작은 첫째 Variety, 둘째 Harmony, 셋째 A gracefull still life라는 소주제 아래 내걸렸다.

첫 소주제인 Variety는 비연관적인 대상의 조합을 통해 다양성을 추구한 작업이다. 복합성과 다양함이 공존하는 현대사회에서 비록 상처나고 볼품없는 것들이지만 그것의 겉면만 보지 말고, 내면에 잠재된 아름다움과 가치를 느껴보자는 취지에서 다양성을 추구한 작품들이 내걸렸다. 


두번째 소주제인 Harmony는 문자 그대로 조화를 추구한 작품이 모인 섹션이다. 비슷한 듯하면서도 공통점은 없는 대상의 조화로움을 표현한 작품을 볼 수 있다. 거친 막사발이며 도자기에 이름 없는 들풀이 살짝 얹혀진 정물화는 비록 화려하진 않아도 소박한 조화의 미감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마지막 소주제인 A gracefull still life는 우아한 정물의 세계를 마음껏 보여준다. 고전풍의 앤틱가구와 소품을 결합시키되 여백을 살려, 보는 이의 심신을 평온하고 여유롭게 하는 그림들이 나왔다. 평범한 것, 하찮은 것 속에 내재된 고귀함을 일깨움으로써 작가는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는 개개인이 스스로의 존재감을 깨닫고 참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하고 있다.

작가는 “복잡다단한 우리 주위 각종 사회현상의 겉모습만 보지 말고, 내재된 가치를 발견하려는 ‘지혜로운 마음’을 가꾸어 나갔으면 하는 마음에서 ‘여유와 성찰을 선물하는 그림’을 선보이고자 했다”고 밝혔다. 053-740-2893

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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