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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비용절감 노력 ‘민원증가 부작용’
뉴스종합| 2013-05-01 09:50
[헤럴드경제=이자영 기자]지난해는 수익성이 떨어진 카드사들이 부가 서비스를 폐지하기 시작하면서 소비자들의 민원도 폭증한 시기였다. 카드사들은 갈수록 강화되는 금융소비자 보호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전담부서를 신설하거나 강화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다.

1일 금융감독원의 ‘2012년 금융회사 민원발생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사와 관련한 민원은 전년보다 42.2% 증가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른 부가서비스 축소ㆍ보이스피싱에 대한 피해구제 요청이 특히 많았다.

카드사가 받은 성적은 상당히 격차가 있었다. 삼성카드는 4년 연속 최상위등급(1등급)을 유지했고 신한카드는 지난해 2등급을 받아 5년 연속 상위등급을 유지했다. 롯데카드는 2등급으로 전년보다 3단계 상승했고 현대카드는 3등급으로 한 단계 하락, 국민카드와 하나SK카드는 5등급을 차지해 민원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교적 장기간 상위등급을 차지한 카드사들의 비결은 민원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에 있었다.

4년간 1등급을 유지한 삼성카드는 지난 2007년 업계에서 처음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소비자 중심경영 프로그램을 도입했고, 2006년 부터 고객들의 불만의 목소리에 대한 문제를 논의하는 정례회의를 매달 열고 있다. 고객들의 불만사항은 매주 CEO에 보고되고 임원과 부서장이 직접 민원 발생 가능 사안에 대해 사전점검에 나서는 등 철저한 관리를 강조한다.

신한카드는 올해부터 고객만족도와 소비자 보호 지표를 부서 평가에 반영하면서 민원에 대한 긴장감을 높였다. 상품설계, 고객서비스 콜센터, 채권회수 등등 전 부서에서 소비자의 불만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에 아예 부서 평가 항목에 반영, 최대한 민원 가능성을 줄이겠다는 의도다.

전년보다 3등급이나 일취월장한 롯데카드도 지난해부터 적극적인 소비자불만 관리에 나섰던 것이 효과를 봤다. 롯데카드는 사후처리 방식이었던 민원 관리를 사전대응방식으로 바꿨고 ‘민원심의위원회’를 개설해 월1회 정례회의를 여는 등 구체적인 대응 시스템을 도입했다.

성적이 다소 부진했던 카드사들도 민원 관리체계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가장 낮은 등급인 5등급을 받은 하나SK카드는 올해 초 민원에 대한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시행에 들어갔다며 “올해 평가는 좀 더 나아질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최대한 등급을 올리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KB국민카드도 분사 이후 첫 성적표에서 가장 낮은 5등급을 받아 씁쓸한 신고식을 치뤘다. 국민카드도 올해부터 소비자보호센터라는 별도의 부서를 마련하고 지난달 ‘소비자보호헌장’을 발표하는 등 “금융소비자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의지를 보였다.

매년 실시되는 ‘민원발생 평가’ 결과에 대한 카드사들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추세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낮은 등급을 받는다고 큰 불이익이 있진 않지만 카드사 간 은근한 자존심 경쟁도 있기 때문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며 “사회분위기도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는 쪽으로 흐르고 있기 때문에 민원관리는 점점 중요해질 것 같다”고 설명했다.

nointe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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