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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 활용 ‘혐기성 소화조’ 도입…폐수처리·에너지절감 두토끼 잡다
뉴스종합| 2013-05-07 11:11
식음료ㆍ의약품 생산공정의 마지막 단계는 폐수처리다. 자칫 ‘버리면 그만’으로 오해할 수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 이 같은 폐수처리 단계는 인체의 중요한 신진대사인 ‘배출’과 비유될 만큼 중요하다.

“사람도 화장실에서 볼일 잘 봐야 하는 것처럼 생산공정에서도 폐수를 잘 처리해야 합니다. 폐수처리에 차질이 생기면 생산공정에도 바로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죠.”

웰크론한텍 관계자의 말처럼 폐수처리 공정을 안정화하는 것 자체가 곧 해당 기업의 ‘경쟁력’으로 직결된다.

전분당 제품 등을 생산하는 삼양제넥스 울산 공장은 그 해법을 웰크론한텍이 공급하는 ‘혐기성 소화조’에서 찾았다. 울산 공장이 제품의 원재료인 옥수수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량은 하루에 4000㎥ 정도다. 폐수의 오염도까지 감안하면 일일 부하량은 약 20t. 이 때문에 원활한 폐수처리가 필수지만, 기존에 사용하던 ‘구형 혐기성 소화조’는 사용 10년이 넘어가면서 점차 효율이 감소하고 유지보수비만 늘어갔다. 회사 입장에서는 미래에 생산설비 증설까지 고려, 새로운 폐수설비를 도입하기 위한 ‘결정’을 내릴 시기가 온 것이다. 

웰크론한텍이 삼양제넥스 울산 공장에 설치한 혐기성 소화조. 이 회사 플랜트사업부 직원이 소화조의 미생물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박승구 삼양제넥스 상무(울산공장장)는 “폐수처리와 동시에 바이오가스를 재활용할 수 있고, 무엇보다 효율면에서 우수하다. 설비 자체가 경쟁성이 좋다고 판단했다”고 도입 배경을 밝혔다.

웰크론한텍의 혐기성 소화조는 무산소 상태에서 발육하는 혐기성 미생물을 이용, 유기물 폐수를 처리하는 게 특징이다. 미생물을 활용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일 뿐만 아니라 처리과정에서 나오는 ‘바이오가스’를 재활용해 에너지절감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기존 혐기성 소화조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의 열량이 LNG의 60~70% 수준이었다면, 이 설비에서는 80% 수준의 바이오가스가 생성된다.

김영훈 삼양제넥스 기술안전팀 부장은 “열원을 회수해 활용하자는 아이디어에서 바이오가스 보일러를 놨다”면서 “지금 설비는 에너지 회수량이 많아 과거 설비보다 더 많은 에너지 감축효과가 기대된다”고 소개했다.

웰크론한텍은 2003년부터 13건의 혐기성 소화조 공급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 한텍이 울산공장에 설치한 소화조는 지난 3월 설비를 완료, 한 달여의 시운전을 거쳐 현재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 상태. 전력사용량과 슬러지 발생량이 적고, 크기가 작은 설비로 기존의 소화조를 능가하는 성능을 내는 게 장점이다.

이병환 웰크론한텍 플랜트사업부 환경팀 과장은 “작은 (설비)크기로 기존의 소화조와 같은 양의 폐수처리가 가능하다”면서 “동시에 에너지절감 효과도 거둘 수가 있어 국내 기업 중심으로 (혐기성 소화조의) 도입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울산=손미정 기자/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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