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與는 ‘영남 강화벽’ 치고…野는 ‘호남물’ 확 빼고
뉴스종합| 2013-05-16 11:10
새누리 경선주자 모두 영남권 기반
김무성 입성이후 PK에 더욱 힘실려

민주 당대표-원내대표 모두 수도권
선출직 지도부에 호남의원 한명도 없어
안철수는 광주방문 호남민심 파고들기



새로 선출된 여야 지도부를 살펴보면 수십년간 고착화한 ‘새누리당-영남당’ ‘민주당-호남당’ 공식에 변화가 감지된다. 민주당이 이른바 ‘호남색’을 빼고 수도권으로 북진하는 반면, 새누리당은 대선 이후 기존 영남세력이 더욱 공고화하는 가운데 부산경남(PK) 출신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민주당은 이번 당대표ㆍ원내대표 선거로 선출직 지도부에 호남지역 의원이 단 한 명도 없게 됐다.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용섭ㆍ강기정 의원과 원내대표 후보였던 우윤근ㆍ김동철 후보 등 호남권 인사가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김한길 대표가 지명한 장병완 정책위의장이 현재로선 유일한 호남권 인사다. 당내 호남 의원이 전체 127명 중 16명(12.6%)에 불과해서 수적 우위를 앞세운 세력화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반면 수도권 출신 인사의 약진은 두드러진다. 당내 투톱인 김한길 대표와 전병헌 원내대표 모두 서울에 정치적 기반을 둔 인사다. 신경민ㆍ우원식 최고위원도 서울이 지역구다. 대선 패배 후 정당이 중도, 수도권, 비주류로 급속히 재편되면서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옅은 수도권 출신 의원이 주목을 받고 있다. 

1년 동안 새누리당의 국회 활동을 총괄할 최경환 신임 원내대표가 16일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 신고인사를 하고 있다. 최 원내대표는 첫 일성으로 여당의 국정운영과 관련해 “더이상 시행착오가 용납되지 않는 시기”라고 말했다.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이런 가운데 10월 재보선을 앞두고 독자 세력화에 나선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호남 민심을 파고들고 있다. 안 의원은 5ㆍ18 광주민주화운동 33주년을 맞아 광주를 방문, 이 지역 지지자를 만나 향후 정치일정을 논의할 계획이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지역 포럼 인사를 포함한 지지자를 만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향후 정치계획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민주당의 북진이 눈에 띄지만, 호남은 포기할 수 없는 세력기반이다. 때문에 16일 오후 김 대표를 비롯한 당 인사가 총출동한 가운데 일명 ‘광주선언’을 발표한다. 민주당은 18일 5ㆍ18행사에도 소속 의원이 대거 참석할 방침이다. 

전병헌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는 16일 “집권 1기의 여당 원내대표는 청와대 대리인 격”이라며 “청와대 입장만 일방적으로 강요하거나 관철하려 하면 상당한 견제가 있을 것”이라고 새누리당 견제에 나섰다. 전 원내대표가 전날 당선 후 김한길 당대표와 두 손을 번쩍 들어 인사하고 있다.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한편 대구ㆍ경북(TK) 출신의 박근혜 대통령을 배출한 새누리당은 대선 이후 대구ㆍ경북과 부산ㆍ경남을 아우르는 이른바 ‘영남화’가 더욱 공고해지는 양상이다. 지난 15일 당내 선거에서 당선된 최경환 원내대표는 경산ㆍ청도 출신이고, 김기현 정책위의장도 울산(남구을)이 지역구다. 박 대통령으로서는 TK 지도부 친정체제가 구축된 것이다. 8표 차로 탈락한 이주영(마산갑) 의원과 러닝메이트 장윤석(영주) 의원도 모두 영남권에 기반을 두고 있을 만큼 영남권의 세력은 막강해졌다. 

이와 함께 향후 당내 역학구도에서 부산ㆍ경남까지 외연이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부산 출신인 김무성 의원이 국회에 재입성하면서 차기 당대표는 물론 유력한 대권주자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또 차기 국회의장으로 하마평에 오르는 정의화 의원과 부산시장 출마가 점쳐지는 서병수 의원도 부산ㆍ경남 출신이다. 

김윤희 기자/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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