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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전문가 10인이 전망하는 주택시장 ‘春來不似春’의 진정한 의미는?
부동산| 2013-05-20 11:13
[헤럴드 경제=박일한 기자]4.1 대책 이후 주택시장이 급속히 회복되는 등 4.1 약발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가파른 경기회복을 경계하는 부동산 전문가의 목소리가 나와 주목된다. 주택시세와 거래량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등 주택시장이 회복조짐을 보이는 것은 분명하지만 4.1 대책에 따른 일시적 해빙현상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부동산 전문가 10명이 말하는 ‘부동산시장 진단 및 전망’을 들어봤다.

▶아직 주택시장 바닥 판단 이르다=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을 비롯한 상당수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택시장이 바닥이라고 판단하기엔 아직 시기상조라는 분위기다. 4.1 대책의 효과를 기대하고 서둘러 내집 마련에 나서기 보다는 6월까지 주택시장 상황을 지켜본 뒤 움직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의 조언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과거엔 강남 재건축 아파트가 뛰면 주변지역으로 상승세가 확산됐지만 지금은 국지적으로만 조금 들썩일 뿐”이라며 “주택시장 침체의 진앙지인 중대형 주택은 여전히 침체를 겪고 있는 등 지역과 주택 크기에 따라 온도차가 큰 불안정한 시장”이라고 진단했다.

김학권 세중코리아 사장은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기대하고 재건축 사업이 5년 이내 끝날 가능성이 큰 강남 재건축을 중심으로 일부 상승한 것일뿐 전체 시장이 반응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일부 지역에서 거래가 늘면서 전체 시장이 들썩이는 것처럼 보이는 ‘평균의 착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분양시장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점을 지적한 전문가도 있다. 김동수 한국주택협회 진흥실장은 “분양 성수기인 3~5월 건설사들이 내놓은 주택 분양계획이 작년 실적의 3분의 2 수준에 그친다”며 “주택시장이 좋아졌다고 판단하긴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전문위원도 “주택 구매심리 위축 등 주택시장 회복세가 계속되기 위한 ‘동력’이 부족하다”고 같은 뜻을 내비쳤쳤다.

▶주택시장 7월 이후 다시 침체 우려=박덕배 현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을 비롯한 일부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택시장이 살아나려면 경기회복과 정부의 신뢰가 중요하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위축된 경기 여건과 가계부채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고선 주택시장 회복은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 역시 “정부가 시행하겠다는 양도세 중과세 폐지가 국회에서 무산되는 등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가 훼손됐다”며 “계류중인 각종 주택거래 활성화 관련법이 통과돼야 주택소비 심리가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시장 회복세가 7월 이후 다시 꺾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취득세 추가 감면 혜택이 6월 종료되면 거래량이 아시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곽창석 ERA코리아 부동산연구소장은 “취득세를 감면받으려면 6월 말까지 잔금을 내야 한다”며 “한시적으로 적용된 취득세 추가 감면 혜택의 약발은 이달 안에 끝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중대형 주택시장 불황타개 해법 찾아야=4.1 대책 가운데 공공분양 축소 등 수급조절 정책은 중장기적으로 효과가 나오는 만큼 상황을 지켜본 뒤 판단하는 게 바람직하는 입장을 보이는 전문가도 있다. 이영진 이웰에셋 부사장은 “보금자리주택 등 공급축소 계획 등은 단기간에 효과가 나오기 어렵다”며 “주택 공급이 줄어들면서 기존 주택의 희소성이 커지는 내년엔 주택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도 “정부가 ‘엔저’ 위기 등 대외경제 악재를 어떻게 잘 극복하느냐가 주택시장 회복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국 서일대 교수 역시 “주택시장만 놓고 볼 때 중대형 주택 거래 활성화 해법을 찾는 게 필요하다”며 “세대 분리형으로 설계 변경을 허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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