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1번지
“한국하면 떠오를 전통술 만들어야 ”
뉴스종합| 2013-05-22 11:23
쌀 산업 종사 경험 전통주 관심으로
유네스코 등재등 국가브랜드화 해야



프랑스는 와인, 영국은 위스키, 일본은 사케다. 한 나라를 대표하는 이들 술은 이제 그 나라의 음식문화 그리고 전통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통용된다.

그런데 세계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술시장이자 제조국가인 대한민국에는 아직 ‘우리 술’의 대명사가 없다. 소주가 서민 술로 사랑받고 있지만, 우리 전통적인 술과는 제조방식과 음용방법에서 거리가 있다.

윤명희<사진> 새누리당 의원의 전통주 살리기 노력도 여기에서 출발했다. 쌀로 빚은 막걸리 같은 탁주, 막걸리를 걸러낸 약주, 또 안동소주 같은 증류식 소주나 각종 제철 과일로 만든 과실주까지 우리 전통주는 그 종류와 맛ㆍ빛깔이 다양하다. 그러나 애주가를 자칭하는 사람들조차 이런 술이 있는지도 모르는 실정이다. 2011년 기준 8조1000억원인 국내 주류시장에서 전통주는 단지 5000억원어치가 팔렸을 뿐이다.

윤 의원은 “우리 전통주 시장은 너무 영세하고, 또 그나마도 막걸리에 편중된 것이 사실”이라며 “최근 막걸리가 외국에 수출되면서 전통주가 부각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여전히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이 우리 전통 술의 제조방법과 다양한 종류 그리고 반만년 넘게 이어온 ‘주도(酒道)’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방안을 고민 중인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쌀 관련 산업에 종사해 이미 이에 정통한 윤 의원이 국회에 입성한 뒤 전통주에 관심을 갖게 된 데는 정부의 시책 변화도 한몫했다. 정부는 최근 전통주를 국세청이 관리하던 술에서 식약처가 관리하는 식품으로 재분류했다. 우리 전통술을 하나의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다.

이미 일본은 누룩 표준화와 재료의 지역 차별화를 실시해 사케의 품질을 높이고 상품을 다양화하고 있다. 또 정부 차원에서 주류종합연구소를 만들어 홍보와 품질관리, 마케팅을 지원한다. 프랑스 역시 와인이 최근 기후변화와 미국ㆍ남미 등 대체품이 범람하자 산업지원을 위한 연구를 추진 중이다.

이럼 점에서 정부의 시책 변화는 긍정적이다. 다만 술에서 식품으로 바뀐 데 따른 문제점도 있다. 전국에 산재한 전통주 제조업체 대부분이 연 매출 1억원도 안되는 영세규모이다보니 일반식품에 적용되는 각종 위생, 제조 규정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이 같은 전통주 업체의 영세성 그리고 낮은 인지도라는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윤 의원이 내놓은 게 ‘국가 브랜드화’다. 그는 “와인이나 위스키, 사케는 단순한 술이 아닌 그 나라의 문화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며 “우리도 대한민국하면 금방 떠올릴 수 있는 술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정부 차원의 마케팅 지원, 또 영세업체의 합종연횡 등을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 다양한 전통주의 제조 특성을 감안한 관리감독 체계의 차별화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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