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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화 ‘속전속결(速戰速決)’ 밝힌 이순우…네번 실패는 없다?
뉴스종합| 2013-05-24 09:12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우리금융은 빠른 시일내에 민영화를 해줘야 한다.”

23일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내정 확정된 이순우 우리은행장은 민영화의 최우선 원칙으로 ‘속도’를 강조했다. 이 내정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빠르게’, ‘조속히’ 등의 표현을 총 다섯차례나 사용하면서 속전속결이 민영화 성공의 관건임을 밝혔다.

▶“문제는 스피드”= 이 내정자가 속도전의 중요성을 내세운 것은 과거 우리금융이 다소 느슨한 분위기에서 민영화를 추진했다가 실패한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란 분석이다. 시간이 지체될수록 동력은 상실될 수밖에 없다는 판단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2001년 출범한 이후 2010~2012년중 세 차례에 걸쳐 매각이 추진됐지만 실패했다. 민영화가 계속 지연되면서 투입 자금에 대한 이자 비용이 늘어 정부가 지금까지 회수한 공적자금보다 더 커지게 된 상황이다.

우리금융 매각 방안을 결정하는 민ㆍ관 합동기구인 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자위)도 우리금융 민영화의 최우선 목표로 조기 매각을 강조하고 있다. 최대한 시간을 아끼고 싶어하는 정부가 이 내정자를 최종 인선한 것도 이 내정자가 민영화를 가장 조속히 추진할 적임자라고 판단했고, 별도로 행장 선출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이유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행장 임기(내년 3월)가 데드라인?= 이 때문에 이 내정자의 행장 임기가 종료되는 내년 3월이 민영화의 암묵적 데드라인(시한선)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 유력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는 다른 금융지주와의 인수ㆍ합병이 최종 확정될 경우 해당 지주회장에게 자리를 내주고 자연스럽게 ‘퇴장’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란 시나리오다.

이 내정자는 회추위 인터뷰에서 “민영화가 완료되면 임기와 관계없이 물러나겠다”고 밝혔고,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우리금융 모든 직원이 민영화를 바라는데, 회장으로서 제 임기가 걸림돌이 된다면 임기와 관계없이 언제든지 회장직을 버릴 용의가 있다”며 민영화를 조건으로 한 용퇴 의사를 거듭 피력했다.

▶공자위 25일 첫 ‘끝장토론’= 공자위는 25일 위원 8명 전원이 모여 ‘끝장토론’을 열고 민영화 방식에 대한 심도깊은 논의를 벌인다. 공자위는 그동안 수차례 회의를 벌였지만, 이번엔 비교적 여유있는 주말을 이용해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난상토론을 벌이겠다는 것이다. 공자위는 현재 일괄매각, 분산매각, 자회사 분리매각 중 조기매각이 가능한 방안을 최우선 검토하고 있다. 인수 후보자로 국내자본, 해외자본도 가리지 않겠다는 원칙도 정했다.

한편 HMC투자증권은 24일 이 내정자의 선출로 우리금융이 KB금융에 인수ㆍ합병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창욱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 민영화의 최우선 원칙이 조속한 민영화와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라는 측면에서 일괄매각 외에 대안이 없다”며 “인수 후보자로는 자금 여력과 인수의지를 보유한 KB금융이 유력하다”고 예측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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