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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3인 vs 내부 3인’ 진용 갖춘 금융지주…하반기 창조금융 ‘드라이브’
뉴스종합| 2013-06-07 10:11
[헤럴드경제=최진성ㆍ이자영 기자]6대 금융지주 수장이 새로운 진용을 갖추면서 하반기부터 박근혜 정부의 금융정책에 강한 드라이브가 걸릴 전망이다. 당장 이달 말에 우리금융 민영화 방안이 발표되고, 다음 달에는 정책금융기관 개편 논의가 마무리된다.

추동력이 약화되고 있는 서민ㆍ중소기업 금융 지원도 한차례 고삐를 당겨야할 시기이다. 금융당국은 6대 금융지주를 기반으로 ‘창조금융지원체계’를 완성하고 새 정부의 창조경제를 적극 뒷받침할 계획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3월 강만수 전 KDB산은금융 회장의 사퇴로 촉발된 금융지주 회장 ‘물갈이’ 작업은 지난 5일 KB금융 회장에 임영록 KB금융 사장이, 농협금융 회장에 임종룡 전 국무총리실장이 각각 내정되면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임영록ㆍ임종룡 내정자는 각각 행정고시 20회와 24회 출신인 정통 경제관료로, 관가에서 장ㆍ차관을 지낼 만큼 업무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로써 박근혜 정부의 금융지주 체제는 임영록ㆍ임종룡 내정자와 홍기택 산은금융 회장으로 이어지는 외부 인사 3인과 이순우 우리금융 회장 내정자와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유임),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유임)으로 대표되는 내부 출신 3인으로 완성됐다.

‘관치(官治)금융’ 비판 속에 어느 때보다 치열한 선출 경쟁을 벌인 만큼 새로 선임된 회장들의 임무도 분명해졌다. 우선 ‘임영록-이순우 내정자’는 우리금융 민영화를 위한 환상의 콤비가 될 전망이다.

이순우 내정자가 우리금융 자회사 조직을 슬림화해 체질을 개선하면 임영록 내정자는 금융당국과 조율을 거쳐 KB금융에 필요한 사업 부문을 인수ㆍ합병(M&A)할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은 우리금융 자회사인 광주은행과 경남은행이 분리 매각된 뒤 남은 우리은행, 우리투자증권, 우리자산운용, 우리파이낸셜 등을 인수할 유력 후보로 손꼽힌다.

임종룡 내정자는 지지부진한 농협의 신경분리(금융사업과 경제사업 분리) 작업을 완성할 인물로 평가받는다. 임종룡 내정자는 관료 시절 농협의 신경 분리를 주도한 바 있다. 그는 이날 오전 본지와 전화통화에서 “신경분리가 된지 1년 정도 밖에 되지 않은 만큼 지금이 중요한 시기”라면서 “지주회사 체제를 확고히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신동규 농협금융 회장의 사퇴를 야기한 농협중앙회의 지배구조 문제를 안정적으로 수습해야 하는 임무도 맡았다. 임 내정자는 “(농협금융) 시스템에 대해 신뢰를 상당히 잃었다”면서 “신뢰를 회복하고 지주회사의 핵심 역할을 개발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 정부의 ‘숨은 실세’인 홍기택 산은금융 회장은 정책금융기관 개편 논의의 한 중간에 서있다. 이전 정부에서 분리된 정책금융공사를 다시 흡수하는 문제가 핵심인 만큼 내ㆍ외부 조직의 반발을 최소화하는 게 중요하다. 또 기술ㆍ혁신형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을 적재적소에 공급해 창조금융의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하는 임무도 있다.

상대적으로 ‘최고경영자(CEO) 리스크’가 없었던 신한금융ㆍ하나금융은 앞으로 시중금융기관을 대표해 서민 및 중소기업 금융지원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창조금융을 실행할 ‘맞춤형 금융지주’가 탄생된 만큼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정책 드라이브가 걸릴 것”이라면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금융회사간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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