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자동차 소재 분야에서 ‘영원한 맞수’로 통하는 효성과 코오롱이 주택사업 부진으로 ‘동병상련’의 아픔을 겪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효성과 코오롱글로벌은 박근혜 정부 출범 후 들썩인 4~5월 수도권 분양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로 효성은 지난 4월 중순 남양주 화도에서 분양한 ‘효성해링턴플레이스’ 아파트가 청약에서 참패했다. 194가구 모집에 단 한명도 청약하지 않은 것. ‘효성해링턴플레이스’이 분양에 나섰을 땐 4.1부동산 종합대책이 나온 직후여서 수도권 분양시장에 예비 청약자가 몰리면서 주택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기 시작한 때였지만 이 사업장은 청약률 ‘0%’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분양 사업이 신통치 않기는 오피스텔도 마찬가지다. 효성이 최근 분양한 734실 규모 서울 당산역 ‘효성해링턴타워’ 오피스텔도 성적표가 썩 좋지 못하기 때문이다. 효성측은 청약접수에 1600여명이 몰리면서 2대1이 넘는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고 홍보했지만 절반 가량이 미분양된 상태다.
‘효성해링턴타워’ 견본주택 관계자는 “절반 정도 미계약분이 있지만 고객이 원하는 동호수가 있다면 계약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말했다. 오피스텔 계약률은 은행을 통해 청약접수를 받는 아파트와 달리 공식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아 건설사가 과장 발표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효성은 지난 2월 효성 건설부문과 계열사인 진흥기업의 아파트 브랜드를 ‘해링턴플레이스’로 통일하고 의욕적으로 주택사업에 나서고 있지만 쉽게 풀리지 않고 있는 셈이다. 특히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중인 진흥기업은 올해 매출을 5600억원으로 잡는 등 야심찬 목표를 세웠지만 1분기 매출 732억원, 영업손실 36억원, 순손실 83억원을 기록하는 등 1분기 성적표는 초라했다.
건설 사업이 속을 썩이기는 코오롱글로벌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달 중순 서울 중랑구 면목동에서 분양한 ‘용마산역 코오롱하늘채’ 아파트 분양에는 100가구 모집에 26명만 청약하는 등 분양 사업이 부진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대구 수성 코오롱하늘채, 울산 파크폴리스 등 손실 예상 사업장에서 840여억원의 대손충당금이 발생하는 등 대규모 적자를 입었다.
코오롱글로벌의 건설부문은 이같은 어려움이 계속되면서 올해 경영실적은 신통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분기동안 112억원에 달하는 영업 손실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2008년 이후 그룹의 몸집을 불리기 위해 경쟁적으로 건설사를 인수하는 등 건설 사업을 강화했던 효성과 코오롱이 지금은 건설부문이 신통치 않는 등 동병상련의 아픔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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