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포스코 기술총괄 사장 ‘CTO기술경영’ 특강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핵심소재 없이는 무늬만 녹색성장일 뿐입니다. 녹색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선 핵심소재가 병목이자 기회입니다.”
권오준<사진> 포스코 기술총괄 사장은 목소리를 높였다. 소재산업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그의 얼굴엔 간절함이 묻어났다.
철강업체 CTO지만 두시간 남짓 이어진 강연 동안 그의 입에서 ‘철강’이라는 단어는 듣기 어려웠다. 대신 ‘신재생에너지’ ‘소재’라는 단어가 주로 언급됐다. “대일무역적자가 유일하게 증가하고 있는 분야가 소재다. 일본의 기술을 아직 따라잡지 못했다. 무기에 의한 점령이 아닌 기술에 의한 점령이 필요하다”고 말할 땐 위기의식 마저 느껴졌다.
권 사장은 지난 12일 오후 서울 흑석동 중앙대 법학관에서 열린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KOITA) 주최 ‘CTO기술경영’ 특강에서 ‘새 시대의 에너지와 핵심 소재’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그의 강연엔 포스코의 미래가 담겨있었다. 지난 45년간 국내 대표 철강기업으로 자리한 포스코는 종합소재기업으로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해 11월 강원도 옥계에 연산 1만t 규모의 제련공장을 준공해 마그네슘 생산에 돌입했다. 지난 해 5월에는 망간 출하를 시작했고, 자체 개발한 초단기 추출기술을 바탕으로 주요 리튬 생산지인 남미에서 파일럿 플랜트를 가동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리튬은 포스코가 역점을 두고 개발에 착수한 소재다. 권 사장은 이를 위해 지난 2년여 동안 6차례에 걸쳐 볼리비아, 아르헨티나, 칠레 등 남미 국가를 방문했다. 그는 “리튬은 남미 국가에서만 생산이 된다. 포스코가 자체 개발한 초단기 추출기술을 바탕으로 해당 국가에 염호 개발 및 리튬 생산 비즈니스를 제안하고 있다. 리튬을 확보해야 2차 전지 사업도 건실하게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계획도 제시했다. 권 사장에 따르면 포스코는 이르면 2014년 말께 아르헨티나에서 추출한 리튬을 국내에 들여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가 가장 먼저 리튬 사업을 시도했던 볼리비아는 국가 내 정치적 상황 등으로 사업이 장기화 된 상황이이라 볼리비아 대신 아르헨티나로 방향을 전환했다고 그는 밝혔다.
권 사장은 “최근 아르헨티나 염호에 대해 상당히 좋은 평가가 나왔다. 아르헨티나쪽에서도 우리 기술을 좋게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권 사장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원자력발전에 대해서도 소신을 밝혔다. 그는 “원자력도 신재생에너지로 볼 수 있다. 요즘 사회적으로 시끄럽긴 하지만 원자력은 우리가 힘을 기울여 기술을 개발하게 되면 세계적인 리더십을 갖출 수 있는 분야라고 본다”며 “앞으로 대형보다는 중소형을 중심으로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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