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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금융권은 지금 ‘대출금리 인하 전쟁’
뉴스종합| 2013-06-20 06:38
[헤럴드경제=이자영 기자]선진국의 출구전략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큰 틀에서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인상이 전망되고 있지만, 작은 틀이라 할 수 있는 2금융권의 뜨거운 감자는 ‘금리 인하’다.

금융당국이 금리 인하를 위해 오래전부터 만져오던 카드를 본격 시행하면서 저축은행, 캐피털사, 카드사 나아가 대부업체까지 금리인하 경쟁에 본격 돌입했다.

시중은행과 비교해볼 때 저축은행의 대출금리는 가파르게 떨어지는 추세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중 시중은행의 신규 대출금리가 전월에 비해 0.04%포인트 떨어지는 동안 상호저축은행은 0.5%포인트나 떨어졌다.소비자의 시각으로 볼 때 최근 서민금융 시장은 호재가 줄줄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지난 12일부터 저축은행이나 캐피털사, 대부업체의 주요 광고수단이었던 중개수수료에 대한 상한제가 실시됐다. 길거리나 지하철에서 보는 대출 광고전단지의 전화번호는 보통 대출중개인의 연락처라고 보면 된다. 이들은 각 금융기관에 고객을 소개시켜주고 약 7~10%이상의 중개수수료를 받았다. 정부에 의해 대출중개수수료 상한제가 실시되면서 중개수수료율은 최고 5% 이하로 제한됐고, 중개인에게 주는 돈이 줄어든 금융기관들은 금리인하 여력이 생겼다.

당장 저축은행 신용대출 금리가 이달 중 최고 39%에서 34%로 줄줄이 내려갈 전망이다. 아주저축은행은 가장 먼저 신규 신용대출 금리 상한선을 3.5%포인트 내렸고 현대저축은행과 참저축은행도 최고 금리를 39%에서 각각 34.9%와 33.5%로 떨어뜨렸다. HK저축은행과 공평저축은행도 이달 중 금리 인하를 앞두고 있다. 이들은 우선 신규 신용대출에 한해 금리를 내린 뒤 이후 인하를 추가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저축은행과 경쟁관계에 있는 대부업체들도 금리 인하를 선언했다. 국내 1위 업체인 ‘러시앤캐시’의 아프로파이낸셜그룹이 오는 7월 1일부터 현재 상한금리 39%에서 2.5%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 중개대출이 아닌 직접대출의 경우에도 신규대출 신청건의 약 30%에 한해 상한금리를 10%포인트 떨어뜨린다. 39%였던 상한금리가 연 29.9%로 낮아지는 셈이다. 사실상 대부분의 대부업체 이용고객들이 상한선에 달하는 금리를 적용받던 것을 생각하면 ‘통 큰’ 금리세일이다. 러시앤캐시가 금리를 10%포인트까지 파격조정하면서 금융권에 미치는 파장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2금융권의의 금리인하 경쟁의 신호탄이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강하다.

금융당국 역시 이들에 금리인하 압박을 계속하고 있어 이들 업체들이 추가적으로 금리를 내릴 가능성도 크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13개 대형 캐피털사 CEO를 불러모아 중고차 할부금융과 신용대출 금리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라고 지도했다. 금리를 더 낮추라는 눈치다. 동시에 금융당국과 학계, 업계 관계자들로 구성된 ‘제2금융권 금리체계 합리화 TF’도 돌아가고 있다. 원가분석과 영업마진 등을 고려해 대출금리 산정체계를 합리화하겠다는 것으로, 사실상 카드사의 카드론, 현금서비스는 물론 2금융권의 신용대출 상품에 대한 금리인하를 촉구하는 움직임이다. 업계에서는 ‘신 가맹점 카드수수료 체계’가 만들어졌듯 금리산정에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지 않겠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때론 ‘약탈적 대출’이라 불리며 서민들의 등골을 빼 먹는다는 비난을 면치 못했던 제 2, 3금융의 상품들은 당분간 금리인하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nointe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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