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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 이름 일일이 외우느라 책상엔 사진 붙어있는 사원명부가…”
뉴스종합| 2013-06-20 11:22
3년 전 노조위원장에 당선됐을 당시 비슷한 시기에 박종원 부회장의 자서전인 ‘야성으로 승부하라’가 출판됐다. 이를 읽어본 지인이나 다른 노조위원장들은 ‘송기훈<사진> 위원장 힘들겠어’라며 당선 인사를 건넸다. 금융권 최초 5연임 CEO라면 굉장한 원칙론자일 것이고, 무테 안경에서 풍기는 이미지 또한 냉철하니 그런 인사치레를 할 법도 했다. 그러나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3년 전의 우려는 기우였다. 부회장은 차가운 이미지로 손해를 많이 본다는 생각이 든다.

그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단어들은 많지만, 그중에서도 직원들에 대한 애정과 솔선수범 정신은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직원들에 대한 애정은 남달랐다. 300명 가까운 직원들의 이름을 외우느라 책상에는 항상 입사 기수별 사진과 이름이 적힌 사원명부를 두고, 직원 자녀가 난치병으로 고생한다는 소식에는 눈물로 슬퍼했다. 그리고 최고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 최고 대우는 필수적이라며 직원들의 복지와 근로조건에 대해 인색하지 않았던 부분은 노조위원장으로서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또 기업의 생존력은 야성이라며 그 야성을 키우는 일환으로 백두대간 종주를 추진했을 때 몇몇은 개인 취미를 직원들에게 강요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고, 노조 역시 무리한 시행이 아닐까 우려를 표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 운동을 좋아하는 그로서도 40km가 넘는 산행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본인의 경영철학을 손수 실천하기 위해 매년 1기로 산행에 참석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솔선수범의 정신이야말로 진정한 리더십의 표상이 아닐까 싶다.

물론 노조위원장이라는 역할 때문에 늘 좋은 추억만 있었던 건 아니지만 ‘받은 상처는 모래에 새기고 받은 은혜는 대리석에 새기라’는 벤저민 프랭클린의 말처럼 이제는 고마운 기억만 소중히 남기려 한다. 부회장도 같은 마음이길 바라며 이제는 후선에서 15년간의 무거운 짐을 잠시 내리고 마음의 고향인 코리안리를 지원해주시길 빈다.

“부회장님, 항상 건강하시고 새롭게 나아가시는 길, 늘 영예롭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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