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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은행’…거대한 몸집으로 대출자 옥죄는 금리 올리기…
뉴스종합| 2013-06-30 11:16
[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올리고 있다.

대형 은행들의 진격(進擊)이다. 대출로 집을 사고, 전세를 얻은 봉급생활자들을 거인인 은행들이 잡아 먹고 있는 형상이다.

봉급 생활자들은 난리가 났다. 더 낮은 금리로 갈아 타기 위해 이곳 저곳 기웃거리고 있기도 하다.

한 직장인은 “그동안 이자를 꼬박꼬박 냈는데, 이제와서 은행들이 앞다퉈 봉급 생활자들의 급여를 삭감하고 있는 꼴”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의 금리 상승으로 신규 대출 수요가 줄고 부동산 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부동산 중개인들에게도 거인 은행들의 진격은 충격이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2.50%로 0.25% 포인트 인하했을 때만 해도 대출 이용자들은 한시름 덜었다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한달여 만에 미국의 양적완화 출구전략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국내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들썩이자 표정이 급변했다.

사회 문제로까지 대두된 ‘하우스푸어’들이 대표적으로 고통을 받게 된다.

이자율이 0.3% 포인트 올라가면 1억원을 빌린 사람은 연 30만원, 2억원을 빌린 사람은 60만원의 이자 부담이 늘어난다.

개별 대출자의 부담 가중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지만, 전체 대출자로 따져보면 금액이 어마어마하다.

4월 말 현재 예금취급기관(주택금융공사 양도분 포함)의 가계대출 잔액은 725조9000억원에 달한다. 은행대출 잔액 중 금리 인상에 영향을 받는 변동금리가 78.0%다. 미국 출구전략 논의가 나온 지난 19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기점으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2.81%에서 3.12%까지 일주일 만에 0.31% 포인트 급등했다. 연간 이자 부담이 1조7550억원 늘어난다는 계산이 나온다.

대출 상품을 갈아타야 하는지 걱정하는 대출자들도 많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아직은 신중해야한다”고 말한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금리 상승세의 지속 여부를 지켜본 뒤”라는 전제를 깔고 “변동금리 대출자는 고정금리 대출로의 전환 등 대응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금리가 계속 오른다는 보장이 있으면 갈아타는 것도 한 방법이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움직이다가는 손해를 볼 수도 있어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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