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SNS 빛난 사고현장…카톡 · 라인은 실종?
뉴스종합| 2013-07-09 11:30
아시아나항공 214편 사고 당시 생생한 모습이 트위터 등을 통해 전세계로 생중계되면서 SNS(사회관계망서비스)의 위력이 다시 한번 빛을 발했다. 중국판 트위터로 불리는 웨이보(微博)에도 사고 직전 순간이 생생히 묘사됐고 위챗(We Chat)은 생존자들의 안부를 주고 받는 매개체로 떠올랐다. 이 모든 SNS 서비스들이 국내외 언론을 통해 주요하게 보도되는 사이 국내 대표적인 모바일 메신저 라인과 카카오톡의 모습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각각 가입자 규모가 1억8000만명과 1억명으로 자칭 글로벌 서비스라고 하지만 전세계 이목이 집중되는 역사적인 순간 만큼은 유독 조용했다.

이번 샌프란시스코 공항 사고로 트위터 못지않게 중국 SNS가 뜨거운 조명을 받았다. 특히 이번 사고로 숨진 중국 여학생 예멍위안(葉夢圓ㆍ16) 양과 왕린자(王琳佳ㆍ17) 양이 웨이보에 올린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들은 샌프란시스코 여행 전 웨이보에 각각 ‘444444’, ‘go’라고 짤막하게 마지막 말을 남겼다. 언론들은 이 표현이 마치 자신의 죽음을 예견하기라도 한 듯해 주위 사람들의 마음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웨이보에는 “꿈으로 향하는 여행이 마지막일 될 줄 누가 알았겠냐” 등 수많은 사용자들이 애도를 표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중국 관영 CCTV는 중국판 카카오톡으로 불리는 위챗을 이용하라고 대대적으로 강조하기까지 했다. 방송에서 진행자는 “생존자들과 주변 가족, 친척들이 위챗에 글을 남겨 서로 안부를 확인하라”며 위챗을 국민 메신저격으로 대우했다. 위챗은 중국의 게임 퍼블리싱 기업 텐센트가 만든 모바일 메신저로 글로벌 가입자 규모는 4억명에 육박한다. 텐센트는 카카오톡을 서비스하는 카카오의 2대 주주(지분 13.8%)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데이비드 은 삼성전자 오픈이노베이션 수석 부사장과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COO(최고운영책임자) 등 유명인사가

각각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소식을 전달하면서 두 서비스는 명성에 걸맞게 세계적인 SNS임을 재확인했다. 


반면 이번 사고에서 라인과 카카오톡은 상대적으로 소외됐다는 평가다. 이미 국민 메신저를 넘어 지구촌 메신저로 발돋움한 상태지만 SNS가 여론을 주도하는 현장에 끼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는 두 서비스가 ‘친구 관계’라는 제한적 영역을 통해서만 대화를 주고 받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아시아나 214편 탑승객 307명 중 중국인(141명) 다음으로 한국인이 77명으로 많아 분명 라인과 카카오톡을 통한 대화도 있을 수 있지만 본인이 공개하지 않는 한 내용이 외부에 드러나지 않는다. NHN과 카카오도 개인정보보호 차원에서 ‘아시아나’ 나 ‘샌프란시스코’ 등의 키워드 분석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SNS 저마다의 성격이 다른 점도 이유로 꼽힌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톡은 친구 관계 하에 지극히 개인적 일상을 공유하는 문화가 자리잡아 쉽게 공개되지 않는 특성이 강하다”고 말했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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