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 보령제약 용각산
용각산의 미세한 나노 분말 제형을 만드는 기술은 용각산 원조인 일본 류카쿠산 외에 전 세계에서 보령제약이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다. 1967년 첫 발매된 이후 지금까지 7100만갑 넘게 판매된 블록버스터 의약품이자, 국민적 사랑을 받는 스테디셀러 의약품이기도 하다. 진해거담제 전체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50%를 넘어서고 있다.
40여년간 판매된 용각산 제품의 케이스를 죽 이으면 길이가 총 3905km로 한반도 남북(1000㎞)을 두 번 왕복하는 정도다. 내용물의 무게만도 1775t에 이른다.
1967년 6월 26일, 용각산 5만갑이 세상에 첫선을 보였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용각산은 전혀 팔리지 않았다. ‘일본 제품보다 품질이 떨어진다’ ‘일본 약으로 돈을 벌려 한다’는 등 갖가지 구설수에 휘말렸기 때문이다. 조악한 포장도 문제였다. 약품의 효능을 확신했던 보령제약 김승호 회장은 첫 출하물량 5만갑을 모두 수거해 새로운 용기와 포장으로 무장한 뒤, 영업사원들과 함께 소비자를 직접 찾아 거리를 누볐다. 이때부터 신문과 라디오를 통해 약효를 제대로 알리기 위한 광고가 대대적으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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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용각산에 투입된 광고비는 단일 품목으로서는 국내 최고 수준이었다. 출시 이듬해인 1968년에는 전체 매출(9442만원)의 32%(3056만원)를 광고에 투자했으며 몇 년간 계속 30% 내외의 광고비를 집행했다. 당시 광고시장을 주도하던 제약사들이 광고비에 투자한 비용은 대략 매출의 10~15%였다. 신생기업이 그들의 두 배를 광고에 쏟아부으니 사람들은 모두 무모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노 분말 제형의 특징을 살린 “이 소리가 아닙니다~”로 시작하는 명카피로 오늘날 보령제약을 있게 한 대표 제품이 되었다. 김승호 회장이 직접 만들어낸 이 카피는 우리나라의 20대 후반 이후 대부분 성인들에게 어린 시절의 아련한 향수를 더듬게 해준다.
용각산 발매 이전인 1965년 257만원, 1966년 584만원이었던 회사 총매출이 용각산을 출시한 1967년에는 전년 대비 388%가 늘어난 198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듬해인 1968년에는 전년 대비 767%의 기적과도 같은 증가세를 보인 9442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02년 초, 신세대 젊은이들을 겨냥해 ‘용각산’의 제형과 포장을 새롭게 하고 약효를 강화해 ‘용각산 쿨’을 새롭게 선보였다. ‘용각산 쿨’은 휴대가 간편한 일회용 스틱포장으로 돼 있고 과립형이라 타액에 의해 쉽게 용해되며 물 없이 복용할 수 있어 매우 편리하다. 산뜻한 복숭아향과 블루베리향, 상쾌한 민트향과 커피민트향이 첨가돼 맛과 향이 뛰어나며, 슈퍼 멘톨과 아선약 성분을 함유해 복용 직후 시원하고 상쾌한 느낌과 함께 입냄새 제거 효과도 얻을 수 있다.
김태열 기자/kt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