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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기 연예톡톡] ‘꽃할배‘들이 젊은이에게 ‘친숙‘해진다
엔터테인먼트| 2013-07-22 09:29
[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MBC ‘아빠어디가‘가 아이들을 예능의 메인 캐릭터로 끌여들였다면 tvN ‘꽃보다 할배’는 노년을 리얼리티 예능속으로 참가시켜 예능의 외연을 넓혔다. ‘꽃할배’에서 나온 대화와 행동들은 단연 주목되고 있다. 신구가 젊은이들에게 도전을 서슴치 말라는 이야기를 하고 ‘막내‘ 백일섭이 심통을 부리는 것 또한 시선을 집중시켰다. 80세 현역 이순재가 김명민 이병헌 남상미 이승기 하지원 등 가능성을 인정한 후배연기자가 실시간 검색어순위에 올랐다.

‘꽃할배‘를 보는 또 하나의 재미는 노년의 서열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에서는 나이 차이로 인한 선후배 구분짓기는 매우 중요하다. 간혹 중년 배우들이 토크쇼에 나와 친한 사람에게 만만하게 대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런 것과는 분위기부터가 다르다. 19일 박근형이 스트라스부르그 여행 도중 “최불암이가 늙은이도 아닌데 꼭 늙은이 행세를 하려고... 밥상이니 뭐니 하며 전국을 돌아다니더라고”라고 말하며 최불암 성대모사까지 했다. 최불암보다 무려 7살이나 더 많은 이순재와 4살이 더 많은 신구가 이를 보고 껄껄 웃었다.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최고의 아버지상이자 할아버지상인 최불암을 놀릴 수 있는 프로그램이 ‘꽃보다 할배’다.

박근형과 최불암은 40년생, 만73세로 동갑이다. 박근형이 8일 먼저 태어났다. 하지만 데뷔는 박근형이 63년으로 최불암보다 4년이나 앞섰다. 둘의 역할에서도 큰 차이가 있었다. 대표적인 노안인 최불암은 30~40대에도 일치감치 중년 아버지, 할아버지 역할을 많이 맡았다. 하지만 젊은 시절 한국의 알랭 드롱이었던 박근형은 영화, 드라마, 사극, 현대극을 오가며 당대 최고의 여배우와 스킨십이 있는 연기를 펼쳤다. 나이가 들며 최불암은 더욱 인자하고 토속적인,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아버지와 할아버지 이미지를 굳혔다면 박근형은 연기자로서 엄밀함과 꼼꼼함을 추구하는 대배우로서의 중후함을 풍긴다. 이런 사람들이 장난치듯 대화하는 그 모습만으로도 재미있다.


박근형은 드라마계에서는 가장 무서운 연기선생님으로 통한다. 이제는 그의 선배가 별로 없다. 이순재(33년생), 신구(36년생)와 오현경(36년생) 남일우(38년생), 김영옥(37년생), 전원주(39년생) 정도다. 여자 배우로는 사미지와 김용림과 동갑이다. 여배우들이 꼼짝 못한다는 강부자와 김혜자, 나문희는 박근형보다 한살 아래인 41년생이며 반효정은 42년생이다. 할아버지 역할을 많이 하는 변희봉은 42년생, 이정길은 44년생다.

앞으로도 ‘꽃할배‘에서 선후배들의 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자연스럽게 나왔으면 좋겠다. 때로는 진지하고, 때로는 장난으로 약간 ‘디스’하는 듯한 뒷담화 형식인 ‘꽃보다 할배’가 훨씬 자연스럽다. 그럴수록 ‘꽃할배’들이 우리에게 더욱 친숙하게 다가온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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