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나도 사기 피해자”…말바꾼 최태원 SK회장
뉴스종합| 2013-07-23 11:12
펀드투자 관련 기존입장 번복
고법서 받아 들여질지 미지수


최태원(53) SK 회장이 계열사 자금 인출의 통로가 된 베넥스인베스트먼트 펀드 투자에 대해 SK그룹 차원의 전략적인 것이라는 기존 주장을 번복했다. 또 펀드 자금 불법송금 혐의와 관련해 자신도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에 의한 사기 피해자임을 주장하고 나섰다.

22일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 문용선)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최 회장 측은 “펀드 투자는 그룹의 전략적인 것이 아니다”며 “2008년 10월께 김원홍(전 SK해운 고문)의 종용에 따라 최태원 피고인이 펀드 구성을 주도했다”고 밝혔다.

최 회장 측은 그동안 이 펀드에 대해 그룹 차원에서 정상적으로 조성한 ‘전략적 펀드’였다고 주장해 왔지만, 개인적 필요에 따라 조성했음을 인정한 것이다.

최 회장 측은 다만 “(펀드 자금이) 김 전 고문에게 간 사실을 알았거나 공모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펀드 자금 450억원이 김 전 고문에게 넘어간 것은 최 회장 몰래 이뤄진 범행이라는 것이다.

최 회장은 이와 관련해 “2005년께부터 2007년까지 재산의 거의 전부를 김 전 고문에게 맡겼지만 회수하지 못한 돈이 6000억원 정도 된다”며 “김 전 고문을 사기 혐의로 고소하고 투자금 반환 소송도 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조사 이후 수차례 뒤집힌 최 회장 측의 입장을 법원이 그대로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재판부는 역시 바뀐 최 회장 측 주장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재판장은 “재판장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며 “펀드 출자금 선지급 경위나 동기 등에 대해 피고인이 거짓말을 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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