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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철학 지킨 펀드가 성과도 빛났다
뉴스종합| 2013-07-24 11:14
한투·신한·KB등 우수펀드 자랑
펀드매니저에 대한 믿음도 한몫



펀드매니저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꾸준히 뒷받침해온 운용사의 펀드 수익률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자신만의 펀드 운용철학을 지키고 펀드매니저 교체가 잦지 않은 펀드의 수익률이 그렇지 않은 펀드보다 낫다는 얘기다.

24일 동양증권이 2005년 이후 올 2분기까지(총 34분기) 매분기 유형별 상위 50% 이상 성과를 낸 펀드를 조사한 결과 시장의 부침 속에서도 펀드의 운용철학을 지킨 펀드의 장기 수익률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 34분기 가운데 22분기 이상 상위 50% 안에 든 펀드 15개 중 13개는 일반액티브펀드였다. 일반적으로 액티브펀드에 비해 수익률이 낮을 것으로 여겨지는 배당주펀드도 2개(마이다스블루칩배당ㆍ신영프라임배당)가 포함돼 장기성과 측면에서 우수한 펀드로 꼽혔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특정 스타일의 펀드를 찾기보다는 투자하고자 하는 펀드 스타일 가운데 운용철학에 따라 운용을 잘하는 펀드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펀드 전성시대를 연 2010년 이후에는 가치주펀드(KB밸류포커스), 멀티매니저펀드(KTB스타셀렉션), 우량주투자(ING코리아대표), 그룹주투자(한국투자현대차그룹리딩플러스) 등 새로운 개념의 운용전략을 채택한 펀드의 성과가 꾸준했다.

이들 펀드는 중국 관련주 부상,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인한 글로벌 금융위기, 중소형주 랠리 등 시장이 크게 출렁이는 상황에서도 투자전략을 유지하고 운용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번 조사 결과에서 여러 펀드의 이름을 올린 한국투신운용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신영자산운용은 업계에서 펀드매니저 교체가 비교적 적은 곳으로 꼽힌다. 시장 변수에 휘둘리기보다는 나름의 운용철학을 바탕으로 장기적인 안목에서 펀드를 운용해왔다는 얘기다.

김 연구원은 “꾸준한 성과를 내는 펀드를 고르려면 펀드매니저 교체가 얼마나 잦은지를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간 국내 펀드시장은 급격한 성장 속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단기수익률에 급급, 수익률이 좋지 않으면 관행적으로 펀드매니저를 교체해왔다. 펀드매니저를 교체하고 펀드 이름만 바꾼 채 다시 비슷한 펀드를 내놓는 행태가 반복되면서 차별화하지 못한 펀드가 난립해왔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한 전직 펀드매니저는 “ ‘경쟁 펀드보다 뒤처지면 안된다’는 압박 탓에 성과가 조금이라도 좋은 펀드가 있으면 따라하는 게 최선의 전략이었다”고 말했다.

펀드매니저가 책임감을 갖고 능력을 발휘하려 노력하기보다는 자리 보전에 더 신경썼다는 것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펀드는 펀드매니저의 역량이 핵심”이라며 “외국의 경우 철저한 검증을 통해 일단 한 번 맡기면 잠시 수익률이 나쁘더라도 오랫동안 믿어주는 풍토가 조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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