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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은 예산을 어떻게 확보하겠다는 건가?
뉴스종합| 2013-07-25 11:27
우리는 2013년 현재 3살 혹은 4살 아이들에게 고개 숙여 사죄를 해야 한다. 미래세대들이 너무 큰 짐을 지어서는 안 된다. 현재의 우리들만 배 불리는 그런 정책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정책을 만들어 줘야 한다.


2040년 얘기를 하면 “무슨 미래 영화 찍냐?” 이런다. 현재부터 27년 후에나 벌어질 수 있는 일이다. 27년 동안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준비는 해야 한다.

최근 ‘기초연금’ 합의문이 발표됐다. 이와 관련돼 미래 얘기를 조금 해보자.

우선 우리는 2013년 현재 아무 것도 모르는 3살 혹은 4살 아이들에게 고개 숙여 사죄를 해야 한다. 뭔소리냐고 물을 수 있다.

기초연금의 뚜껑을 열어보자. 내년 7월부터 지급될 기초연금은 65세 이상 노인에게 최대 월 20만원씩 지급될 것으로 보인다. 세부사항은 아직 최종 결정되지 않았다. 국민행복연금위원회가 내놓은 합의문의 안(案)이 많아 이 중 택일해 정부안이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국민의 세금이 투입된다. 얼마의 세금이 투입될까? 알면 깜짝 놀란다. 2040년 기준 노인 80%를 대상으로 20만원씩 지급할 경우 소요되는 재정은 무려 129조원이다. 2013년 기준으로 정부 예산 300조원의 3분의 1이 넘는 수치다. 나름대로 추정치다. 더 줄어들 수도 있고, 더 늘 수도 있지만 어찌됐건 천문학적인 재정이 투입된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대한민국 경제. 여기에 경제성장률은 멈춰서 있다. 한때 자동차 산업으로 부흥했던 미국의 디트로이트가 파산신청을 한 것을 봐라. 현재의 부흥이 내일의 영광을 보증하지는 않는다. 현재 잘 나간다고 내일에도 잘 나갈 수는 없다. 그것은 역사가 말해준다.

그래서 현재가 중요하다. 그런데도 현재 무조건 노인들에게 기초연금을 주겠다고 한다.

그 부담은 누가 지게 될 것인가? 바로 현재 3~4살, 그래서 2040년쯤 경제 주체가 돼 노동현장에서 일을 하게 될 그들이 고스란히 지게 된다. 그런데 3~4살짜리 아이들에게는 전혀 미안함이 없다.

27년 후 현재 이 정책을 만들고, 결정한 이들은 삶을 다해 지구를 떠났을 수도 있다. 그리고 현재 3~4살 아이들이 30대가 돼 그 바통을 이어받게 돼 있다. 현재의 30~40대는 27년 후 월 20만원씩 혹은 물가상승률을 감안해 그 이상의 현금을 매달 챙길 것이다.

고용은 정체돼 있고, 산업 발전은 더딘 현 상황을 감안하면 앞으로 대한민국 경제가 순탄할 것으로 예상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미래세대는 나 몰라라 하고 일단 당겨 쓰자는 식으로 미래 세대에게 짐을 지게 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이미 합의문 형식으로 기초연금 지급안이 나왔다. 보건복지부가 최종적으로 안을 만들어 국회에 내 입법 과정을 거칠 것이다. 정부안이나 국회의원들이 어떻게 법안을 만드냐가 중요하다. 보건복지부 공무원도, 국회의원도 제발 현재만 생각하지 말았으면 한다. 미래를 생각해 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미래세대들이 너무 큰 짐을 지어서는 안 된다. 현재의 우리들만 배 불리는 그런 정책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정책을 만들어 줘야 한다. 

okidok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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