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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된 수익률, 낮은 분양가?…단지내 상가의 굴욕
부동산| 2013-07-31 09:49
[헤럴드경제=윤현종ㆍ박영서 인턴기자]작년 10월 서울 한 뉴타운 단지내 상가 전용면적 46㎡짜리 점포를 7억5000만원에 일반분양 받은 정인수(50ㆍ가명)씨는 요즘 사기 당한 기분이다. 수익률이 예상보다 형편없이 낮고 시세도 하락했기 때문이다.

분양 직후 보증금 5000만원, 월세 600만원을 내걸었지만 반년 넘게 임차인이 없었다. 지난달 임대료를 절반으로 낮추고 나서야 겨우 입주자를 맞이했다. 수익률은 당초 9%에서 4%대로 추락했다. 50%에 달하는 공실도 해소되지 않아 급기야 시행사는 할인분양에 나섰다. 지난 9개월간 매입가는 1억원 낮아졌다.

최근 상가공급의 대부분을 차지한 아파트 단지내 상가의 수익률이 낮아지고 공실률이 커지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전반적인 공급과잉이 주된 이유다. 또 지나치게 높은 낙찰가가 임대료로 전가되면서 점포 입주자들이 외면하는 것도 또 다른 이유다.

31일 수익형부동산 정보전문기관인 FR인베스트먼트와 헤럴드경제가 작년부터 올 6월까지 준공된 전국 민간단지 및 LH(한국토지주택공사)내 상가점포를 전수조사한 결과 연 평균 수익률은 작년 4.47%에서 올해 4.38%로 0.09%포인트 내려갔다. 이 중 민간 단지내 상가의 올해 수익률은 4.55%로 0.16%포인트 빠졌고 LH단지내 상가는 0.04%p 내려간 3.84%를 나타냈다. 

전체 단지 내 상가의 올해 공실률도 23%에 달해 작년 연말(21.67%)에 비해 상승했다. 전반적인 공급과잉은 수익률 하락과 공실률 상승의 주범이 됐다. 6월 기준 전국에서 준공된 단지 내 상가점포 숫자는 총 972개로 상반기 전체 상가 공급의 절반에 달했다. 또 이는 지난 연말대비 492개 늘어난 수치로 작년 한해동안 지어진 단지내 상가점포(480개)를 넘어섰다.

지나치게 높은 매입가도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 최근 ‘완판행진’ 중인 LH단지내 상가도 정작 투자자에게 실망을 안겨주긴 마찬가지다. 평균 1억∼2억원대인 낙찰 내정가의 몇갑절에 달하는 비싼 금액이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주택이나 상가거래 수수료 등으로 비싼 임대료를 감당하거나 단기수익을 얻을 수 있는 부동산중개업소가 상가를 장악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 집계된 입점 점포 749개 중 부동산중개업소는 35.65%(267개)에 달했다. 필수업종으로 분류되는 식당과 은행의 입점율은 각각 10.01%, 6.01%에 머물렀다.

안민석 FR인베스트먼트 연구원은 “단지 내 상가의 분양가가 싸거나 수익률이 안정적이라는 마케팅 등은 조심스럽게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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