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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년에 가격폭락…마늘 · 감자농가 ‘시름’
뉴스종합| 2013-08-05 11:06
마른 장마에 생산량 급증
마늘 25%, 감자 37% 추락

소값 하락·사료비 상승
한우농가도 이중고 ‘한숨’

소비자는 여전히 고물가에 울상



하반기 식탁물가가 비상이라는데 가격 폭락에 발을 동동 굴리는 농가가 있다. 남부지방은 마른 장마로 마늘과 감자 등 생산량이 예년 대비 크게 늘면서 가격이 폭락했고, 한우 농가는 시위에 나설 정도로 가격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마늘 도매가격(깐마늘 1㎏ 기준)은 이달 초 4500원을 기록했다. 올 들어서만 25% 하락했다.

마늘은 대풍년이 들었다. 올해 통계청이 추산한 마늘 생산량은 41만2000t으로 2000년대 들어 최대다. 작황이 좋았다는 지난해보다도 21.5% 많다. 단위 면적 대비 생산량을 기준으로 하면 1961년 이후 최대 풍작이다. 이대로라면 8만6000t이 남아돌게 된다.

정부가 서둘러 마늘 수매비축을 확대하고, 4만9000t을 시장에서 격리하겠다고 나선 것도 상황이 당초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판단에서였다.


감자도 비슷하다. 수미감자 상품(上品) 20㎏짜리 도매가격은 이달 초순 1만9000원으로 지난 1월 초순 3만원 대비 36.7% 하락했다. 고랭지 감자까지 출하되면 가격 하락폭은 확대될 수 있다.

한우농가의 경우 소값 하락과 사료비 상승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 산지 큰수소(600㎏) 가격은 지난달 491만원으로 평년 대비 10.5% 낮은 수준이다.

사육마리수는 306만마리로 적정 수준인 260만마리를 넘어섰고, 가격 하락세에 한우 농가들이 서둘러 도축에 나서다 보니 출하물량은 평년 대비 무려 44.4%나 많은 상황이다.

산지에서는 가격이 폭락한다고 아우성인데 소비자는 체감하기 어렵다.

마늘 소매가격은 깐마늘 1㎏ 기준 이달 초 7353원으로 연초 7274원보다 오히려 높다. 마늘은 장기 보관이 가능해 중간 단계 업체들이 수매가보다 가격이 낮은 경우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우 소비자들도 산지 가격 하락은 남의 얘기다. 한우 등심 1등급 가격만 연초 6406원에서 6020원으로 소폭 내렸을 뿐 3등급 가격은 등심과 불고기 모두 연초 대비 올랐다.

반면 감자는 소매가격이 내림세다. 수미감자의 소매가격은 이달 초순 상품 ㎏당 1895원으로 올 초 3489원 대비 45.7% 하락했다. 가격이 가장 비쌌던 지난 4월 초순(4363원)의 절반 이하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가격이 하락세에 있는 한우, 마늘, 감자 등의 품목에 대해서는 특판전 개최 등 소비확대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마늘을 제외한 한우나 감자에 대한 추가 수매계획은 아직 없지만 가격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상미 기자/hu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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