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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91% “창조경제의 핵심은 디자인”
뉴스종합| 2013-08-06 07:50
[헤럴드경제=하남현 기자]국내 기업들이 창조경제의 핵심에 디자인이 자리 잡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인 수준의 디자인이 이미 한국에서도 등장하고 있다고 여겼다. 반면 국내 디자인의 전반적인 수준에는 물음표를 남겼다.

헤럴드경제와 대한상공회의소가 공동으로 설문한 ‘창조경제 시대, 국내 디자인 개발 현황과 과제’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 307곳 중 90.9%가 ‘창조경제 시대의 핵심은 디자인이다’라는 문항에 ‘그렇다’고 답했다. 기업 규모별로 대기업은 87.9%가 ‘그렇다’고 한 것을 비롯해 중견기업(84.5%), 중소기업(93.3%)이 같은 답을 내놨다. 제조기업 86.9%, 서비스기업의 93.5%가 역시 이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업종과 규모를 떠나 창조경제 달성에 디자인을 필수 불가결한 요소로 본 것이다.

한국 디자인의 역량도 비교적 높게 봤다. ‘우리나라에도 세계적인 디자인이 나오곤 한다’는 문항에 응답 기업의 95.2%가 ‘그렇다’고 답했다. 대ㆍ중소기업, 제조ㆍ서비스업을 막론하고 ‘그렇다’고 응답한 비율이 90%를 넘었다.


반면 한국 디자인의 전반적인 수준이나 디자이너의 처우 등에 대해 기업들은 의구심을 내비쳤다. ‘우리 기업의 디자인 수준은 초급 단계’라는 문항에 기업 307곳 중 17.8%가 ‘그렇다’고 답했다. 특히 대기업의 해당 응답 비중은 25.7%로 다소 높았다. 국내 대기업 4곳 중 1곳이 한국의 디자인을 초급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여긴 것이다.

일부 국내 기업은 스스로 디자이너들을 홀대하고 있다고 ‘시인’했다. ‘우리 기업은 디자이너를 제대로 대우하지 않는다’는 질문에 응답 기업 중 27.9%가 ‘그렇다’고 했다. 중소기업(28.9%)이 대기업(27.6%)보다, 서비스업(36.1%)이 제조업(24.4%)보다 ‘그렇다’고 한 비율이 높았다.

‘우리나라에는 믿을 만한 디자인 전문회사가 없다’는 문항에 17.7%가 ‘그렇다’고 답한 것도 한국 디자인의 수준을 내비친다.

이에 대해 이성호 삼성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기술이 아닌 디자인으로 산업생태계를 창출한 애플의 사례 이후 삼성, 현대차, LG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은 디자인에 심혈을 기울였고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렀다”며 “하지만 이외의 전반적인 국내 기업들의 디자인 경영은 아직 열악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들은 디자인과 가장 궁합이 맞는 분야로 ‘ICT(정보통신기술)’를 꼽았다. 디자인과 융합이 기대되는 분야에 대한 질문에 응답 기업 중 절반 가까운 49.2%가 ICT를 선택했다. 예술(34.2%), 인문학(15.0%)이 뒤를 이었다.

‘디자인의 발전 방향’으로는 ‘소비자와 소통하는 디자인’이 75.6%로 가장 많이 꼽혔다. 디자인에 창의와 상상력 발휘(40.7%), 신기술 융합 통한 디자인 발전(35.2%)이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디자인이 단지 특정 분야의 기술을 뛰어넘어 사용자에게 가치를 제공할 수 있어야 창조경제를 견인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 연구원은 “요즘 창조경제의 디자인을 지나치게 ICT와의 융합으로 몰고 가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제품이나 성능 등 기술적인 부문은 더는 차별화가 어려운 상황에서 이제는 경험, 즐거움 등 사용자에게 가치를 주는 디자인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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